‘화란’ 송중기, 노개런티로 본격 한풀이 “아이도 커서 봐줬으면” (종합)[DA:현장]

입력 2023-09-22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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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 송중기, 노개런티로 본격 한풀이 “아이도 커서 봐줬으면” (종합)[DA:현장]

배우 송중기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담은 영화 ‘화란’이 칸을 찍고 극장에 왔다. 노개런티로 출연할 만큼 제대로 마음먹은 ‘한풀이’를 스크린에 펼칠 예정이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언론시사회 직후 진행된 영화 ‘화란’의 기자간담회. 이날 현장에는 김창훈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비비)가 참석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김 감독은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칸 영화제에 데뷔작으로 다녀왔다는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들끼리 작업할 때 선배님이 중심이 되어주셔서 잘 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감사하고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말로 인물들의 감정을 전달하기보다는 몸과 눈빛 등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전하고자 했다. 이들의 눈짓과 제스처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을 연기했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채고 손을 내미는 인물이다. 노개런티로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송중기는 “개런티를 안 받았다고 칭찬을 과하게 해주시고 칸 영화제에서도 이 질문을 많이 받아서 굉장히 당황했다. 노개런티 이야기를 하지 말라니까 누가 해서 일이 커졌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감독님과 제작사에서 먼저 제안한 게 아니라 업계에서 돌아다니는 대본을 내가 먼저 보고 너무 하고 싶어서 역으로 제안한 작품”이라며 “처음에는 현재의 결과물에 비해 좀 더 거친 대본이었다. 눅눅하고 찐득한 느낌이 좋았는데 내가 연기하면서 제작비가 늘어나면 상업적인 영화의 흥행 공식이 들어가면서 매력적인 대본의 장점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내 개인적으로 부족한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노개런티를 선택한 건데 많이 알려져서 부끄럽다. 누가 이야기했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이 너무 좋아서 노개런티 했다’는 문장의 중간에는 빈 부분이 많았는데 이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속이 후련하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홍사빈은 “송중기 선배님과 함께해 너무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밥을 많이 사주셨는데 (노개런티 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편하게 하라고 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하게 촬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형서 역시 “선배님과 함께해 너무 영광이었다. 행운이었던 것 같다”고 거들었다.

홍사빈은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 엄마와 네덜란드로 떠나는 것을 유일한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는 소년이자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점차 변화하는 연규를 연기했다. 김형서는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연규와 가족이 된 하얀을 맡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오빠인 연규를 생각하고 그의 보호막이 되어주는 인물을 소화했다.

송중기는 홍사빈에 대해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했다. 마지막 액션의 시퀀스를 며칠동안 찍었는데 한숨도 안 자고 밤샌 상태로 간 적도 있었다. 굉장히 생각이 깊고, 처음 주인공을 하는데도, 부담이 컸을 텐데도 서투르지 않더라”고 칭찬했다. 이어 김형서에 대해 “과하게 칭찬하면 부담될까봐 못하겠는데 사실 그대로 말하자면 우리 영화가 생선, 물고기 이미지로 많이 흘러가지 않나. 파다닥 튀는 살아있는 활어 같은 느낌이 들더라”며 “좋은 의미로 이야기한 건데 기사가 이상해보일 수 있겠다. 미리 사과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송중기는 “김형서가 가수 비비로 활동할 때의 재능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현장 스태프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부담감은 없었다는 송중기. 오히려 그는 이런 정서의 작품에 갈증을 느껴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랬기에 주인공이 아님에도 ‘화란’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송중기는 “내가 어떤 이미지를 더 얻고 어떤 반응을 원하는지는 내려놓은 지 오래 됐다. 내 바람대로 안 되더라”며 “내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색깔과 정서의 작품을 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이렇게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가진 작품을 계속 하고 싶었다.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 의지와 다르게 못했던 적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이 됐다. 그런 찰나에 이 대본을 보게 됐고 ‘화란’에서 내가 느낀 정서가 맞다고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회에서 소외된 두 소년이 겪는 어두운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랑하는 내 아기가 생겼지만 이런 어두운 영화를 한다고 걱정이 되진 않는다.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영화를 했다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중기는 아이가 나중에 커서 ‘화란’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영국인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혼인신고를 하고 6월 득남한 송중기는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는데 축하해주신 만큼 감사하다고 인사드릴 자리가 생겨서 개인적으로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 “많이 축하해주신 만큼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첫 아기고, 나도 초보 아빠고 와이프도 초보 엄마라서 이렇게 빨리 크는 줄 몰랐다. 진짜 빨리 크더라”며 “아기 옆에서 잘 같이 지내면서 좋은 사람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타이밍에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담감은 전혀 없다.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도 밝혔다.

‘화란’은 10월 11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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