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도 배우도 플랫폼도 ‘트렌디 그 자체’다. 웹툰 원작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로 안방극장을 서늘하게 만들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이창희 감독이 또 다른 레전드 웹툰 ‘살인자o난감’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펼쳐냈다. 여기에 대세 중의 대세, 최우식과 손석구 등이 열연하며 더욱 기대를 더하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그리고 이창희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o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들만 골라 살인을 저지르는 이탕의 이야기로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진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했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영화 ‘사라진 밤’ 등을 선보인 이창희 감독과 2019년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다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 감독은 “원작을 보고 처음에는 각색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정말 난감하더라. 고민하면서도 연출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훌륭한 만화적 표현들을 어떻게 영상화할지 고민하면서도 욕심이 생겼고 막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먼저 최우식은 자신에게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는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았다. 손석구는 탁월한 직감과 본능을 장착한 집념의 형사 ‘장난감’ 역으로 캐스팅됐다. 이탕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딜레마에 빠지는 ‘장난감’을 자신만의 색으로 완성할 예정. 마지막으로 이희준이 의문의 추격자 송촌 역으로 함께했다.
최우식은 “원작 웹툰을 정말 재밌게 봤고 배우로서 잘 해보고픈 욕심도 들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어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제목을 어떻게 읽을지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넘기는 만화책 시대 사람이라 웹툰을 잘 모르는데 원작이 레전드 작품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더 생겼다. 감독님의 전작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감독님이 정말 궁금했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연출하신다고 해서 선택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희준은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재밌는데 송촌을 제안해서 의아했다. 손석구 배우가 맡은 섹시한 형사를 제안할 것 같았는데 왜 송촌을 제안했지 싶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도 그랬지만 스스로 의아한데 감독이 그런 역할을 제안할 때 흥분된다. 이 작품 역시 그랬다”며 “출연을 결정한 후 원작 웹툰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네컷 형식의 만화를 어떻게 실사화해서 시리즈로 만들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최우식에 대해 “‘거인’ 때부터 최우식을 눈여겨봤다. 살인을 저지른 이탕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최우식의 따뜻한 인간미가 있으면 살인자의 입장도 한 번은 들어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보통은 수동적인 캐릭터를 안 좋아하는데 이탕은 수동성에서 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수동성이 과연 진짜 수동적인가 나도 모르게 능동이 아닌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다. 그래서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손석구에 대해서는 “2년 전에 손석구를 처음 만났는데 깜짝 놀랐다. ‘나랑 생각이 이렇게 똑같은 배우가 있다니’ 싶었다. 가치관도 연기에 대한 태도도 비슷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침없었고 잘 통하더라”면서 “촬영 현장에서도 시나리오를 각색했는데 막힐 때는 배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면서 한 번 대사를 써보시면 안 되냐고도 했다. 그럴 때마다 생각이 되게 닮았구나 싶더라. 연출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손석구는 매력도 대한민국 톱이지만 깊이 있는 자세에 감동했다”고 강조했다.
손석구 역시 “탈고 전 미완성 상태의 시나리오일 때 ‘감독님을 만나면 물어봐야지’ 하고 적어놨는데 생각한 부분이 같았다. 그때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신뢰를 표했다.
이 감독은 이희준과 관련해서도 “이희준은 워낙 연기를 정말 잘하시지만 송촌은 연기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깊이가 있어야 하고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야 했다. 이희준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오셨더라. 단편 영화를 연출한 경험도 있으시지 않나. 감독의 생각을 너무 잘 이해해주시더라”고 존경심을 전했다. 이희준은 “감독님이 ‘송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을 것 같냐’고 해서 캐릭터가 하고 싶어 할 만한 대사를 써오기도 했다. 잘 반영되어서 그 대사를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배우로서 존중받고 공동창작을 해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원작에는 만화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대로 찍으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될 것 같은 부분이 있었다. 사실적으로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거의 대부분의 소재를 활용했다. 각 인물들의 목적성을 건드리지 않고 톤앤매너와 주제의식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바뀐 것 같겠지만 원작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석구 역시 “작품이 정말 트렌디하다. 독특한 창작자가 만든 작품이어서 원작 팬이었던 분들이 굉장히 만족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살인 미화의 우려에 “작품에서 살인을 자주 다루는 감독이다 보니까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면 살인범이 행복한 삶을 맞이하면서 이야기가 끝나겠지만 나는 작품을 통해 항상 질문한다”며 “나쁜 사람들을 살인으로 응징하는 이탕의 존재에 대해 ‘멋지다’거나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그런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오락이 아닐까 싶다. 살인에 대한 미화는 없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도 없다. 끝까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살인자o난감’은 오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그리고 이창희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o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들만 골라 살인을 저지르는 이탕의 이야기로 ‘죄와 벌’에 대한 화두를 던진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했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영화 ‘사라진 밤’ 등을 선보인 이창희 감독과 2019년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다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 감독은 “원작을 보고 처음에는 각색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정말 난감하더라. 고민하면서도 연출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훌륭한 만화적 표현들을 어떻게 영상화할지 고민하면서도 욕심이 생겼고 막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먼저 최우식은 자신에게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는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았다. 손석구는 탁월한 직감과 본능을 장착한 집념의 형사 ‘장난감’ 역으로 캐스팅됐다. 이탕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딜레마에 빠지는 ‘장난감’을 자신만의 색으로 완성할 예정. 마지막으로 이희준이 의문의 추격자 송촌 역으로 함께했다.
최우식은 “원작 웹툰을 정말 재밌게 봤고 배우로서 잘 해보고픈 욕심도 들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어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제목을 어떻게 읽을지 고민했다. 개인적으로는 넘기는 만화책 시대 사람이라 웹툰을 잘 모르는데 원작이 레전드 작품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더 생겼다. 감독님의 전작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감독님이 정말 궁금했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연출하신다고 해서 선택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희준은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재밌는데 송촌을 제안해서 의아했다. 손석구 배우가 맡은 섹시한 형사를 제안할 것 같았는데 왜 송촌을 제안했지 싶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도 그랬지만 스스로 의아한데 감독이 그런 역할을 제안할 때 흥분된다. 이 작품 역시 그랬다”며 “출연을 결정한 후 원작 웹툰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네컷 형식의 만화를 어떻게 실사화해서 시리즈로 만들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최우식에 대해 “‘거인’ 때부터 최우식을 눈여겨봤다. 살인을 저지른 이탕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최우식의 따뜻한 인간미가 있으면 살인자의 입장도 한 번은 들어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보통은 수동적인 캐릭터를 안 좋아하는데 이탕은 수동성에서 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수동성이 과연 진짜 수동적인가 나도 모르게 능동이 아닌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다. 그래서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손석구에 대해서는 “2년 전에 손석구를 처음 만났는데 깜짝 놀랐다. ‘나랑 생각이 이렇게 똑같은 배우가 있다니’ 싶었다. 가치관도 연기에 대한 태도도 비슷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침없었고 잘 통하더라”면서 “촬영 현장에서도 시나리오를 각색했는데 막힐 때는 배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면서 한 번 대사를 써보시면 안 되냐고도 했다. 그럴 때마다 생각이 되게 닮았구나 싶더라. 연출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손석구는 매력도 대한민국 톱이지만 깊이 있는 자세에 감동했다”고 강조했다.
손석구 역시 “탈고 전 미완성 상태의 시나리오일 때 ‘감독님을 만나면 물어봐야지’ 하고 적어놨는데 생각한 부분이 같았다. 그때 감독님을 믿고 따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신뢰를 표했다.
이 감독은 이희준과 관련해서도 “이희준은 워낙 연기를 정말 잘하시지만 송촌은 연기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깊이가 있어야 하고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야 했다. 이희준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오셨더라. 단편 영화를 연출한 경험도 있으시지 않나. 감독의 생각을 너무 잘 이해해주시더라”고 존경심을 전했다. 이희준은 “감독님이 ‘송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을 것 같냐’고 해서 캐릭터가 하고 싶어 할 만한 대사를 써오기도 했다. 잘 반영되어서 그 대사를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배우로서 존중받고 공동창작을 해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원작에는 만화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대로 찍으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될 것 같은 부분이 있었다. 사실적으로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거의 대부분의 소재를 활용했다. 각 인물들의 목적성을 건드리지 않고 톤앤매너와 주제의식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바뀐 것 같겠지만 원작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석구 역시 “작품이 정말 트렌디하다. 독특한 창작자가 만든 작품이어서 원작 팬이었던 분들이 굉장히 만족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살인 미화의 우려에 “작품에서 살인을 자주 다루는 감독이다 보니까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면 살인범이 행복한 삶을 맞이하면서 이야기가 끝나겠지만 나는 작품을 통해 항상 질문한다”며 “나쁜 사람들을 살인으로 응징하는 이탕의 존재에 대해 ‘멋지다’거나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그런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오락이 아닐까 싶다. 살인에 대한 미화는 없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도 없다. 끝까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살인자o난감’은 오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