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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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클라라 원)과 함께 미주 여성 독립운동가 강혜원(姜惠元, 1892~1982) 선생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참여형 SNS 캠페인을 시작한다. 독립운동사 속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미주 한인 여성들의 헌신을 복원하고,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의 정체성과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번 캠페인은 강혜원 선생의 주요 업적을 소개하는 디지털 포스터를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이를 통해 그 업적의 주인공이 강혜원 선생임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크는 SNS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선생의 삶과 정신을 함께 기억하고 공유하는 참여형 홍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1910년대 초,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이민으로 미국에 건너간 강혜원 선생은 가난과 인종차별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절대 놓지 않았다. 식민지 여성이라는 이중의 제약을 넘어 자유와 평등의 인류 보편 가치를 실천한 그는 미주 여성 독립운동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난 강혜원 선생은 1905년 어머니 황마리아의 결단으로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부터 사탕수수밭에서의 고된 노동 속에서도 조국 독립의 꿈을 품었으며, 1913년 어머니와 함께 호놀룰루 대한인부인회를 창립하며 미주 여성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결혼 후 캘리포니아 다뉴바로 이주한 뒤에도 포도농장에서 일하며 민족운동의 불씨를 지켜온 선생은 1919년 3·1운동의 소식이 미주에 전해지자 한인 여성들과 함께 신한부인회를 조직해 여성들이 독립운동의 주체로 나서는 전환점을 만들었다. 같은 해 8월, 미주 전역의 부인회들을 통합한 대한여자애국단이 창립되었고, 선생은 초대 총단장으로 선출되어 미주 여성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다.

선생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국산품 장려운동을 주도하며, 손수 만든 물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상하이 임시정부에 1000달러, 구미위원부에 500달러, 신한민보사 식자기 구입비 500달러 등을 지원했다.

선생은 당시를 회고하며 “회원들은 일본 간장, 된장을 먹지 않고 일본 물건을 사지도 않았다. 그리고 돈을 모아 독립운동에 쓰라고 상하이 임시정부에 1000달러를 보냈다”고 말한 바 있다.

1930년대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 이후에도 선생은 흥사단과 대한인국민회를 후원하며 미주 한인사회의 중심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1940년에는 다시 대한여자애국단 8대 총단장으로 선임되어 임시정부 재정 지원뿐 아니라, 청소년 민족교육에도 헌신했다.

그의 삶은 개인의 헌신을 넘어 한 가족이 이뤄낸 독립운동의 연대사이기도 하다. 어머니 황마리아(애족장, 2017), 남편 김성권(애족장, 2002), 동생 강영승(애국장, 2016), 제수 강원신(애족장, 1995) 등 가족 모두가 독립운동에 몸을 바쳐 미주 한인사회를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선생의 삶을 디지털 콘텐츠와 글로벌 홍보 캠페인으로 선보이며, 미주 한인사회가 그 정신을 현대적 가치로 계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강혜원 선생은 여성의 지위가 낮고 이민자의 권리가 보장받지 않던 시대에도 스스로 사회적 주체로서 조국의 독립과 인류의 평등을 실천했다”며, “그의 행보는 경제적 독립운동이자 민족자주운동의 확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의 삶은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가 지닌 연대와 시민적 책임의 뿌리를 보여주는 역사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클라라 원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이사장은 “1945년 광복의 그날까지 강혜원 선생은 무궁화가 활짝 핀 한반도를 수놓아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했다”며 “그 수놓은 무궁화에는 조국의 독립을 향한 간절한 염원과 고향을 그리워한 이민 1세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SNS 캠페인을 통해 선생이 남긴 무궁화가 시대를 넘어 오늘의 우리에게도 자긍심과 연대의 상징으로 다시 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승현 반크 연구원은 “총을 들지 않아도 강혜원 선생의 삶은 곧 독립운동이었다”며, “그 정신은 미주 한인사회가 이민자의 한계를 넘어 역사의 주체로 서 온 과정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은 나라를 되찾는 일에 남녀의 구분이 없음을 몸소 증명했고, 그 정신은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를 지탱하는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크는 10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클라라 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주 한인 독립운동가들의 업적과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는 콘텐츠 제작 및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