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사라졌지만 감독-선수 가교역할 행복 한솥밥 3년 안 됐지만 ‘찰떡궁합’… 팀 상승 분위기 견인 7일 원주 치악체육관. 흰색 종이 ‘꽃가루’가 수북이 쌓인 코트에 ‘동부프로미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동부의 숨은 주역인 강동희, 김승기 코치.[사진제공=동아일보] 우승의 ‘주역’ 전창진 감독과 선수들이 플래카드 바로 뒤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가운데 두 남자가 조용히 맨 뒷줄로 갔다. 선수들에게 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둘은 현역 시절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지금은 ‘조역’임을 잘 안다. 두 사람은 바로 강동희 코치와 김승기 코치. 중앙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한솥밥을 먹은 것은 3년이 안 된다. 강 코치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김 코치가 입학했기 때문에 가끔 대표팀에서나 만났을 뿐이었다. 최고의 포인트 가드였던 강 코치는 기아, LG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2005년 전 감독의 권유로 동부 코치를 맡았다. 동부 전신인 TG에서 ‘터보 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김 코치는 모비스로 갔다가 2005년 선수로 컴백했고 이듬해부터 지도자가 돼 늘 강 코치와 함께했다. 코치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할 일이 많은 자리. 김주성은 “코치는 감독과 선수의 연결고리인데 두 선배가 그 역할을 너무 잘해 줘 고맙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강 코치는 “승기가 동부에서 선수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후배들을 잘 안다. 나와 달리 부지런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라며 치켜세웠고 김 코치는 “동희 형은 모든 사람을 다 안고 갈 수 있는 포용력을 지녔다.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전술적인 부분과 훈련은 강 코치, 선수들의 경기 외적인 부분과 식스맨들 훈련은 김 코치가 맡아 제몫을 다했다. 둘보다 더 드러나지 않는 자리지만 박순진 체력코치도 큰 역할을 했다. 내가 인복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동부는 예상을 깨고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다. 그 뒤에는 감독과 선수들 사이를 빈틈없이 메운 ‘찰떡궁합’의 코치들이 있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