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모자가말썽이네”…호된신고식

입력 2008-06-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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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모자가 그게 뭐야?” 가뜩이나 잔뜩 얼어있던 김태훈은 SK 이만수 수석코치의 호통에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구리 인창고 졸업예정의 좌완투수로 SK가 2009년 1차지명한 김태훈이 첫 대면부터 이 코치에게 혼난 이유는 모자 때문이었다. 22일 입단 계약(계약금 1억원·연봉 2000만원)이 이뤄져 도장을 찍고, 인사차 문학구장에 들른 김태훈은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로고가 박힌 검정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물어보니 “계약만 했지 입단식은 아직 안 해서 SK 유니폼과 모자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 보조코치로 일했던 이 코치는 지적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 코치는 “화이트삭스 모자를 써야지”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다음번엔 SK 모자를 쓰고 오라”라고 타일렀다. 실제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공적인 자리에선 꼭 자신을 후원하는 스폰서사의 제품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서재응과 최희섭(현 KIA)도 빅리그 시절 후원사 트레이닝복을 입고 입·출국장에 나타났다. 우리 선수들도 몇년 전까지만 해도 비시즌 행사에 자기 팀이 아닌 외국 구단의 모자를 쓰고 나타나 비판받기도 했지만 이젠 드문 케이스다. 아직 학생티가 빠지지 않은 김태훈이 신고식부터 프로란 무엇인지를 깨달았을 법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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