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프런티어]대한체육회사무총장,조재기“KOC와통합등체육계구조조정고심”

입력 2008-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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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대한체육회는 사상 초유의 혼란을 겪었다. 이사회를 통과한 사무총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표류했고, 급기야 체육회장이 중도 사퇴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민들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 이연택(72) 회장이다. 이 회장은 자신과 운명을 함께할 사무총장에 조재기(58) 동아대 스포츠과학대 교수를 낙점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동메달리스트인 조 총장은 1968-1976년 김성집(1948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 총장 이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는 두 번째로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 메달 색깔은 의학과 과학의 도움이 필요 어려운 시기에 체육회에 들어온 배경이 궁금했다. 조 총장은 원시적인 유술을 근대적 스포츠로 체계화하면서 유도로 개칭한 일본의 가노지고로(1860-1939) 얘기를 꺼냈다. “젊은 시절 유도를 통해 자기 완성을 이뤘다면 이후에는 다른 것을 위해서 써야 한다”는 가노지고로의 명언을 예로 든 그는 “내가 성장한 곳이고 키워준 곳인 체육회에 은혜를 갚을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기 때문에 아무런 사심 없이 소신껏 일 하겠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자리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하자 그는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청춘을 바쳤고, 지방에서 체육행정(부산시체육회 사무처장)을 경험했다. 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행정관을 지낸 덕분인지 전혀 낯설지가 않다. 적응이 빠른 편이다”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야구로 치면 지금이 9회말이다. 투수 대신 감독이 교체된 상황인데, 새로운 감독이 수습하는 국면으로 보면 된다.” 당면 과제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무엇이 필요할까. “통상적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실력과 운, 그리고 컨디션 순서인데, 남은 기간을 감안한다면 당일의 컨디션과 운, 실력 순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메달 색깔을 바꾸기 위해서는 의학과 과학의 도움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에 달렸다. 미세한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기 때문에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 체육회의 자생력 키우는 것이 최우선 체육회는 앞으로 남은 한 달간 어떤 준비를 할까. “최소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심판 문제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비해 각 종목별로 규정에 맞춘 항의서를 만들어 놓겠다. 아울러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음식관리 등을 신경 쓰고, 사기진작과 동기 부여를 위해 포상금 등을 책정할 생각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 베이징올림픽만 준비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체육계의 구조조정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KOC)의 기구 단일화 문제 등인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서 일을 처리할 것이다. 체육진흥공단과의 통합 문제는 체육회의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통합’이라고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공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자체적으로 파워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 인위적으로 (통합 등) 뭔가를 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래서 능력부터 키워야한다. 체육회의 자율과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남은 임기 동안의 목표이다.” ○ 스포츠비즈니스 기반 조성에 주력 한국스포츠산업 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현대 사회에서 체육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행복권과 관계가 있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소재이다. 이제는 스포츠가 산업의 형태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스포츠 산업의 구체적인 형태는 무엇일까. “국내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스포츠 마케팅 보다는 스포츠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한국은 올림픽 10위권이라는 막강한 브랜드를 갖고도 제대로 비즈니스를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 정부에 바라는 것도 제법 있을 법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때는 정부가 적극 도와주는 게 맞다. 지금 체육계가 바로 이륙 직전이다. 하지만 이륙 이후에는 정부에서도 믿고 맡겨두는 것이 가장 좋다. 내버려두는 것이 상책이다.” 조재기 총장? ▲학력 부산 대동고-동아대-경기대 체육학과 졸업(편입)-동아대 대학원(체육학석사)-한양대 대학원 체육경영학 전공(이학박사) ▲경력 서울올림픽조직위 유도 담당관 부산광역시체육회 사무처장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 경기담당 사무차장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아시안게임 조정위원 대한올림픽위원회 선수분과위 위원장 한국스포츠 산업경영학회장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선수경력 76몬트리올올림픽 무제한급 동메달 79세계유도선수권 헤비급 동메달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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