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개탄"히어로즈사태,세계적망신"

입력 2008-07-0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계적 망신이다.” SK 김성근 감독(사진)은 2일 LG전이 우천 순연되기 전, 우리 히어로즈의 창단가입금 납입 지연 사태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사태의 자초지종을 접하자 김 감독은 당초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고, 추가 조건을 제시한 히어로즈의 행태에 개탄을 감추지 않았다. 나아가 “왜 (안전장치도 확보하지 못하고) 그런 팀을 받아들였느냐?”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즉흥 행정을 지적했다. “세계적 망신”이란 말까지 나왔다. 정직과 신뢰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김 감독이기에 한탄을 넘어 분노마저 묻어났다. 김 감독은 “왜 KBO는 선수도 못 팔게 해놨느냐?”라고 했다. KBO는 센테니얼과의 제8구단 창단 협상에서 ‘트레이드 시행 시 KBO의 허가를 얻는다’는 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배 째라’로 일관하면 떼인 돈을 받기 위해 KBO가 나서서 트레이드를 종용하는 기막힌 모순마저 빚어질 수 있다. 야구현장의 양대 원로인 김 감독과 한화 김인식 감독은 히어로즈 출범 당시 “말을 아끼자”고 암묵적 합의를 했었다. 히어로즈의 배후인 센테니얼이 선수단 인건비를 후려쳐 적자폭을 줄인 뒤 구단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겠다는 속셈이란 걸 간파했지만 8구단 체제의 존속과 현대 선수단, 직원의 일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참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양 감독의 소망과 달리 센테니얼은 현대 코치진과 프런트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선수단 연봉은 전면 무효화시키고 대폭 삭감했다. 여기다 분할지급이 약속된 가입금마저 조건을 달자 인내심은 한계에 달한 것이다. 히어로즈가 그리는 야구 발전은 인건비 감축을 통한 적자 규모 축소다. 우선순위에서 프로로서의 품위나 경기력은 한참 비껴나 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