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인선어찌하오리까]“이러면못하지…”WBC사면초가

입력 2008-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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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회의,달랑선수제공만협의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명확한 원칙 수립에 실패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미봉책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첫 단추인 사령탑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인선 시점이 불투명할 뿐더러 여러 주체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해 대표팀 출범은 ‘난산’, 그 자체로 접어들고 있다. 코칭스태프 구성을 비롯한 WBC 대표팀 출범의 중대 분기점으로 인식됐던 10일 단장회의마저 최대 현안은 배제한 채 지엽적인 사안만 논의했기 때문이다. ○단장회의 “대표선수 차출은 100% 협조” 8개 구단 단장들은 10일 충북 충주 센테리움CC에서 열린 야구인골프대회에 참석한 뒤 KBO 하일성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단장들은 “(WBC 대표팀) 감독 및 기술위원회가 선발한 선수에 대해서 조건 없이 적극 협조한다”고 합의했다. 단장회의 직후 하 총장은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단장들이 현역 코치의 차출에 대해서도 100%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 김인식 감독이 WBC 감독직 수락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LG 김재박 감독, KIA 조범현 감독,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의 코칭스태프 합류 문제는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하 총장은 “현역 감독은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 합류가) 조금 어렵지 않겠나. 이미 합류 거부 의사를 밝혔던 분들이 다시 입장을 바꾸더라도 (대표팀) 팀워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현역 감독의 대표팀 합류 추진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인식 감독이 뿔났다! 김인식 감독은 단장회의 결과를 전해들은 뒤 몹시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언제 현역 코치들을 합류시켜달라고 했나”라며 “7일 (대전에서) 하일성 총장을 만난 뒤로는 대표팀과 관련해 KBO와 어떤 형태로든 상의한 적이 없다. 이런 식이면 나도 감독직을 맡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잠시 후 감정을 고른 김 감독은 “아무튼 KBO의 입장을 들어보겠다. 아직 시간은 있다”며 약간 누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대표팀 구성의 원칙부터 세운 뒤 WBC 참가 여부를 결정하자’던 본인의 지론에 입각한 반응이었다. ○KBO 문제 해결 능력 있나? KBO는 5일 기술위에서 만장일치 추대 형식으로 김인식 감독을 제2회 WBC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3일 두산 김경문 감독, 4일 SK 김성근 감독이 차례로 WBC 감독직을 고사하자 기술위를 동원해 일방적으로 김인식 감독에게로 공을 떠넘긴 뒤로는 10일까지 대표팀 구성과 관련해 이렇다할 진전을 못보고 있다. 고작 10일 단장회의에서 대표선수 차출 협조에 대한 8개 구단의 협조안만 얻어냈을 뿐이다. 이제 현역 코치들과 재야 지도자들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하는 방안을 들고 또다시 김인식 감독 한사람에게 외통수의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려는 눈치다. 행여 김인식 감독마저 “싫다”고 하면 KBO도 백기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원칙도 없고, 시스템도 겉도는 KBO의 자업자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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