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사우디2-0제압…19년무승징크스털어버려

입력 2008-11-20 03: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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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마침내 19년 동안 이어온 지긋지긋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전 무승 사슬을 끊어냈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리야드의 킹 파하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후반 32분 이근호의 선취골과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박주영의 쐐기골에 힘입어 사우디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2승 1무를 기록, 승점 7점을 확보해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한국은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사우디를 2-0으로 격파한 이후 무려 19년간 이어온 무승 징크스(3무3패)를 훌훌 털어 버렸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허정무 감독은 투톱에 이근호(대구)-정성훈(부산) 투톱을 출전시켰다. 좌우 측면 공격수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서울)을 내세운 허 감독은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또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도르트문트)-조용형(제주)-강민수(전북)-오범석(사마라FC)로 구성했고, 골키퍼는 이운재에게 맡겼다. 한국은 경기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전반 4분 만에 사우디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두 차례나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상대의 첫 번째 헤딩을 가슴으로 쳐낸 뒤 재차 슈팅마저 피하지 않고 몸으로 막아낸 이영표의 선방 덕에 간신히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한국은 좋은 개인 능력으로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가던 사우디를 맞아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강한 압박 플레이로 대응하며 중원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의 공을 가로챈 박지성의 크로스를 기습적으로 쇄도하던 정성훈이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3분에는 중원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저돌적으로 돌파하던 이근호가 그대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기습적인 공격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근호의 패스를 이청용이 다시 정성훈에게 연결, 노마크 찬스에서 정성훈이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에 막혀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사우디의 ‘경계대상 1호’ 하자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한국은 후반 17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한 명이 빠진 사우디의 빈 공간을 활용하던 한국은 후반 28분 ‘장신 공격수’ 정성훈을 빼고 ‘축구천재’ 박주영을 교체투입시켜 공격의 파괴력을 높였다.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결국 후반 32분 골에 대한 결실을 맺었다. 왼쪽 문전에서 이영표의 크로스를 박지성이 가슴 트래핑 후 슈팅으로 연결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된 볼을 문전 앞에 있던 이근호가 마무리를 지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을 격침시켰던 이영표-박지성의 합작골이 재현된 듯 했다. 상대의 두 차례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추가골을 터뜨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박주영이 아크 왼쪽에서 날린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든 것.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골이었다. 한편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이란은 같은 시각 아랍메이레이트(UAE)와의 경기에서 전반 19분 UAE의 압둘라힘 주마에게 선취골을 허용한 뒤 끌려가다 경기 종료 10분 전 주장 카림 바게리의 골로 간신히 승점 1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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