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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상승세가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장신군단’ 전주 KCC 이글스를 격파한 모비스는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디펜딩챔피언’ 원주 동부에 94-86,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던 두 팀을 연달아 제압한 것. 이날 승리로 7승 4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동부와 공동 2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모비스가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新농구황제’로 성장하고 있는 김효범(25)과 선수인생의 마지막 불꽃투혼을 펼치고 있는 우지원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 김효범 ‘(양)동근이형 공백은 내가 메운다’
2005년-2006년 시즌부터 2년 연속 KBL 정상을 놓치지 않았던 모비스는 지난 해 ‘특급가드’ 양동근의 군입대 여파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슈팅력과 게임 조율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가드가 부족해 유재학 감독은 올 시즌에도 양동근의 부재를 절실히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杞憂)였다. 프로 4년차로 접어든 김효범이 매 경기 펄펄날며 유 감독의 근심을 말끔히 덜어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선수들이 독식하고 있는 득점부문에서 15위(평균득점 15.82)에 올라있다. 국내선수 득점부문에서는 김주성(평균득점 15.91)에 이어 2위. 특히 높은 점프력을 이용해 종종 터뜨리는 호쾌한 덩크슛은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데 한 몫하고 있다.
3점슛 성공도 단연 눈에 띈다. 그가 11경기에서 림에 꽂아 넣은 3점슛은 무려 29개, 경기당 평균 2.64개다. 2위 이규섭(2.36)에 3개나 앞서 있다. 게다가 김효범은 전날 동부전에서 역전에 발판을 놓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영양가 높은 3점슛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주목받았다.
◆ ‘식스맨’ 우지원의 회춘(回春) 활약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의 원조 오빠부대 일원으로 소녀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우지원(34)이 모비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서른을 훌쩍 넘긴 탓에 3년째 주전이 아닌 ‘식스맨’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그의 주특기인 3점슛은 올 시즌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슛정확도는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학시절을 방불케한다. 11경기에서 15개의 3점슛을 시도해 11개를 성공시켜 무려 성공률이 73.33%에 달한다. 3점슛성공률 부문 1위를 마크하고 있다.
또한 우지원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3개의 우승 반지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팀의 최고참으로서 무엇이든지 솔선수범하는 자세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모범사례로 비춰지고 있다. 마지막 현역생활이 될 올 시즌 우지원은 명문구단인 모비스의 명예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