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해 아쉽다."
이란전을 무승부로 이끈 허정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4)이 무승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터진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천금같은 헤딩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2승2무 승점 8을 기록해 B조 선두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반드시 이란전에서 승리하려고 했는데 많은 찬스를 놓쳤다. 이기지 못해 아쉽다"고 평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긴 패스 위주의 경기운영으로 무승부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이기기 위해 테헤란에 왔고 최선을 다했다"며 "한골차 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실점해 이후 경기운영이 여의치 않았다.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은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무승부로 매듭지은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정성훈(30. 부산)을 전반 40분 만에 염기훈(26. 울산)과 교체한 이유에 대해 "(정성훈에게) 힘을 이용해 수비수와 몸싸움을 해줄 것으로 보고 내보냈는데 제공권 장악에 실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박지성과 이영표(32. 도르트문트)의 교체에 대해서는 "경기 하루 전에 도착해 고지대 및 시차적응 문제로 힘들어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고군분투하며 이란전 무승부의 숨은 공신으로 평가되는 기성용(20. 서울)에 대해서는 "어리지만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며 앞으로도 주전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허 감독은 이날 평양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0 승리를 거두며 조 2위로 뛰어오른 북한(2승1무1패 승점 7)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숙소에서 TV중계로 북한전을 관전했다는 허 감독은 "사우디가 자신들의 플레이를 전혀 펼치지 못했다. 인조잔디 위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으로 본다. 북한은 전술적으로도 매우 힘든 상대"라고 평했다.
그는 이날 2위 등극으로 남북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동반진출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은 상상일 뿐이다. 국민들은 (북한전 결과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아직은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는 찬스가 있다고 본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허 감독은 총 8경기 중 4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에 도달한 B조 판도에 대해 "아직 4경기가 남았다. 마지막까지 접전이 될 것"이라며 오는 4월 1일 서울에서 맞붙을 북한전을 준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테헤란(이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