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국정원지키고순찰차돌고…北대표팀철통보완비밀훈련

입력 2009-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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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4시40분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예정보다 20분 빠른 시간에 북한 대표팀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가 보이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취재진 등 외부인들은 북한의 요청으로 일체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 통일전망대가 코앞에 보이는 청룡구장에선 붉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김정훈 감독을 비롯한 북한 선수들이 국가정보원 및 대한축구협회 경호업체 TRI 인터내셔널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북한 선수단을 경호하기 위해 약 40여 명의 보안 요원들이 배치됐다. 전날(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처럼 경찰 병력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순찰차가 수시로 센터 주변을 오가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 외부와는 달리, 그라운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북한 멤버 상당수가 작년 월드컵 3차 예선을 경험한 터라 한국 땅이 낯설지만은 않았다. 정대세 등 조총련계 선수들이 주축이 돼 서로 장난도 치며 활기찬 모습을 연출했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이 익숙한 선수들이 많아 예전처럼 얼어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첫 날을 보낸 북한 선수단의 이날 훈련은 전술적인 부분보다 컨디션을 점검하고 몸을 푸는 데 초점을 둔 모양새였다.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 북한은 호각에 맞춰 조깅을 한 뒤 5명씩 짝을 지어 볼 빼앗기 연습과 미니게임을 실시했다. 또한 슈팅 연습이 주 프로그램이었다. 북한 선수단이 여장을 푼 서울 시내 외곽의 한 호텔에서의 생활도 나쁘지 않다는 전언이다. 까다롭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대신, 식사와 훈련 외에는 각자 배정된 방에서 일과를 보낸다고. 협회 관계자는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UAE전 승리로 다소 들뜬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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