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맨유“리그3연패”vs아스널“그꼴은못봐”신경전

입력 2009-05-14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맨유“아스널잡고챔스패권체력안배”-무관의아스널“잔칫상뒤엎겠다”전의
“아스널이 지켜보는 앞에서 리그 3연패의 샴페인을 터트리고 말겠다.”,“ 우리를 호락호락하게 보지 마라. 우리는 그들의 우승 잔칫상을 뒤엎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1992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창설된 이래 가장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아스널의 주말(16일) 대충돌을 앞두고 두 명문 클럽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08-2009시즌 마지막 빅4간 경기가 될 이번 빅 매치에서 EPL 창설 11번째 우승과 역대 통산 18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겠다는 디펜딩 챔피언 맨유에 이미 시즌 무관으로 전락한 마당에 라이벌 맨유의 우승 파티 계획만은 망쳐놓고야 말겠다며 이를 갈고 있는 아스널이 날 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맨유의 바람대로 이날 맨유가 우승을 확정짓는다면 이는 리버풀이 가지고 있던 잉글랜드리그 18회 최다 우승 기록을 19년 만에 따라잡게 되는 역사적 순간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역사적 순간을 맨유나 아스널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역대 최다 우승 클럽이면서도 EPL로 전환된 이후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온 리버풀과 강등권을 탈출하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하위순위 클럽들이다.

19년만의 리그 챔피언이라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리버풀은 아스널이 에미레이트구장에서 맨유를 침몰시킨 장면을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재현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맨유 우승 여부에 강등권팀들 촉각

EPL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뉴캐슬, 헐 시티, 미들즈브러, 웨스트브롬 등 하위권 클럽들도 두 자이언트 클럽의 대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일 맨유가 예상대로 아스널전에서 리그 3연패를 확정짓는다면 퍼거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을 대비해 헐 시티와의 리그 마지막 경기에 주력 선수들을 대거 빼고 시즌 4관왕 달성을 위한 구상을 할 여유를 가지게 된다.

이는 EPL에 살아 남으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는 신생 승격팀 헐 시티에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로, 다른 강등권 팀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벌써부터 맨유의 우승이 조기에 확정되더라도 맨유는 헐 시티 전에 전력을 다해야한다는 간절한 주문이 다른 하위 클럽들에게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강등권 팀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맨유가 헐 시티 전에 정공법을 택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맨유가 아스널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퍼거슨은 EPL과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등극을 위해 FA컵을 희생했을 만큼 실익에 철저한 지략을 선보이는 감독이다. 그것이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매니저라는 수식어가 퍼거슨 이름 앞에 붙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런 그가 이미 리그 우승이 확정된 마당에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 단판 승부를 위해 로마까지 이동하기 3일 전에 벌어지는 헐 시티 원정전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더욱이 이번 챔피언스 리그 수성에 성공한다면 챔피언스리그를 2년 연속 제패한 최초의 클럽에 맨유가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 4관왕까지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3관왕 조기 확정(맨유) vs 우승 잔치 들러리는 없다(아스널)

이렇듯 맨유가 아스널과의 주말 대격돌에서 우승의 향배를 결정짓겠다고 나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맨유의 수문장 반데사르는 “우리는 마지막 헐 시티까지 가지 않고 아스널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헐 시티전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너무 임박해서 열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데사르의 자신감에 찬 일성에 전 맨유 수비수로 현재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미카엘 실베스트르는 “맨유는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맨유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2연패를 당하며 쓴 맛을 본 실베스트르는 “우리가 보는 앞에서 타이틀을 가져가겠다는 맨유의 꿈을 산산이 부수고야 말겠다”고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그는 아스널만의 색깔을 지켜낼 의지와 자세를 보여줄 좋은 기회라며 동료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맨유의 안방에서 열리는 우승 잔치에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는 아스널의 공언과 그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리그 2위 리버풀, 그리고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하위권 클럽들의 절박한 마음을 부술 퍼거슨의 묘수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요크(영국) | 전홍석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