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히어로즈부상자없는까닭은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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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장기레이스운영철학한몫
히어로즈가 중위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5월 20일 대전 한화전부터 31일 목동 롯데전까지 10경기에서 9승 1패의 놀라운 상승세였다.

한때 꼴찌로 주저앉았던 히어로즈가 이같이 반등을 일으키고 있는 원동력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팀내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전무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개막 이후 5월까지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면서 대부분의 팀이 부상자 속출로 신음하고 있지만 히어로즈는 시즌 전에 구상했던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히어로즈는 왜 부상자가 없을까. 단순히 운일까. 물론 경기 중 예기치 않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분명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김시진 감독의 배려와 인내심과도 연관성이 있다.

김 감독은 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우리 팀에는 트레이닝 코치가 한명도 없다. 그러나 우리 트레이너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해왔다. 선수가 조금 아프다는 보고가 올라오면 쉬도록 했다. 100%% 트레이너의 말에 따랐다”면서 “당장 욕심을 내면 나중에 부상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작은 부상 때 조기에 처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8개구단의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시즌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일부팀은 무리한 선수기용과 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감독은 선수의 부상을 두고 “정신력의 문제”로 예단하거나 “트레이너의 임무는 부상자를 막는 것 아니냐”며 트레이너의 의견을 묵살하기도 한다. 그런 팀에서는 트레이너가 감독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할 수 없다.

긴 안목으로 힘을 비축한 뒤 현재 반전의 기회를 잡아나가고 있는 김 감독의 레이스 운영 철학이 돋보인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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