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뇰 귀네슈 감독.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년간 맡았던 FC서울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고국 터키로 떠나기로 결정한 세뇰 귀네슈(56) 감독의 얼굴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국에서의 지도자 인생에 남긴 오점을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직 마음에 걸린 모습이다. 특히 귀네슈 감독은 누구보다 한국 축구에 좋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고 노력했기에 단 한 순간의 실수로 본심이 변질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더 커보였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 8월26일 포항과의 피스컵 코리아 4강 2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뜨리며 "K리그는 심판 3명만 있으면 어느 팀이든 챔피언이 될 수 있다", "한국 축구를 다시 볼 필요는 없다.이제 야구를 봐야겠다"는 험한 말을 쏟아내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심판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원하지 않았던 귀네슈 감독은 한국 클럽팀 감독들과 심판들이 다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장기적인 한국 축구 발전을 논의하려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귀네슈 감독이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는 점이다.
귀네슈 감독은 26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어떤 것을 했던간에 그런 발언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한국 축구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적은 없었다"고 후회했다.
이어 귀네슈 감독은 "사실 이 발언들이 한국을 떠나야 되겠다는 확실한 결정을 내린 계기가 됐다. 그렇지만 내가 한국 축구의 이미지에 손상을 끼쳤다면 미안하다.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앙금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귀네슈 감독은 한국 축구에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젊은 선수들은 원대한 꿈을 갖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또 믿음과 기강도 지켜야 한다. 여기에 능력과 욕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귀네슈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 통과를 기원했다. 귀네슈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대가 강팀이든 약팀이든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작년 재계약을 했을 때도 가족들의 의견을 돌리는데 힘들었다. 현재 아시아 3팀과 터키 리그 2팀에서 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트라브존스포르와 계약에 관해서는 전혀 이야기 된 바 없다. 앞으로 6개월 정도 쉴 생각이다"고 대답했다.
귀네슈 감독은 "한국 축구에 다시 도전한다는 것은 운명이다. 그러나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오게 될 것이다. 한국 축구에서 다시 불러준다면 이미 한국을 경험했기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상암=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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