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가르치러 왔다가 힘 얻고 갑니다”

입력 2009-12-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승엽. 스포츠동아DB

후배들 한명한명 애정어린 조언

즐거운 시간 통해 심적부담 덜어

“내년시즌 부활 온 힘” 굳은 다짐


“한명만 더 하고 갈 게요.”

1일 서귀포야구장에서 열린 야구클리닉. 탐라대생들을 대상으로 자연스런 스윙폼에 대해 강의(?)하던 이승엽(요미우리)은 직접 배트를 휘두르며 “올해 내가 실패한 이유는 테이크 백에서 방망이가 나올 때 나도 모르게 한번 멈췄다 나왔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동작이었다”며 직접 시범을 보인 뒤 “올 겨울 나는 이 동작을 고치려 한다”고 했다. 아울러 “1000번 스윙을 하는 것보다 집중해서 100번 스윙을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탐라대생들은 그의 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고, 선배의 격려와 조언에 큰 힘을 얻은 듯 했다. 하지만 후배만 배운 게 아니었다.

치아 치료를 위해 예정보다 빨리 귀경길에 오른 그는 ‘비행기 출발 시간에 맞추려면 서두르자’는 주변 얘기에 “한명만 더 (클리닉을)하고 가자”고 할 정도로 후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운 듯 큰 의미를 뒀다.

이승엽은 하루 전 두산 김경문 감독, 김광수 수석코치 등과 함께 제주를 찾아 사랑의 김치 담그기, 감귤 홍보 행사 등을 통해 불우이웃도 돕고 팬들과 직접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서 “예전에는 (귀국하면)최대한 공식 행사를 자제했는데, 이번 제주 방문을 통해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 함께 하면서 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면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뜻 깊고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훈련에 방해되지만 않는다면 이런 행사를 더 많이 갖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17일 귀국한 그는 “연습도 하고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내년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내년이 요미우리와의 4년 계약 마지막 해인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볼 생각”이라며 “될지 안될지를 떠나 시즌이 끝나고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IA 최희섭과 등산을 통해 합동 훈련을 하기로 한 그는 “(최)희섭이는 그저껜가 비가 올 때도 산에 올랐다고 하더라”며 혀를 내두른뒤 “꼭 함께 산을 타고 싶은데 날짜가 잘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도 곁들였다.

서귀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