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연탄배달 6년차…“이젠 고갯길도 가뿐”

입력 2009-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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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불우이웃돕기 이벤트 훈훈…日이적생 김태균·이범호도 참석
한화 선수단과 프런트는 8일 오전 9시 대전구장에 집결했다. 대전시 천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의 연탄배달’을 하기 위해서였다. 전날보다 날씨가 풀렸다고는 하나 찬 공기에 맞닿은 입김이 하얀 연기처럼 피어오를 정도로 추위는 여전했다.

최근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22)은 “살이 8kg이나 빠졌다”며 자랑했다. 주위에서 “얼굴은 그대로인데 어디 살이 빠진 거야?”라며 놀리자 류현진은 “뱃살이 쏙 들어갔다”며 트레이닝복 속에 숨겨진 배를 두들겨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반가운 손님(?)도 찾아왔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김태균(27·지바롯데)과 이범호(28·소프트뱅크)도 동참한 것. 서울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이지만 이 행사만은 놓칠 수 없어 전날 대전에 내려왔단다. 김태균은 아예 한화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와 한 식구처럼 행동했다.

“한화 선수도 아닌데 왜 한화 행사에 참석했느냐”고 묻자 김태균은 “얼마 전에 통장에 한화 월급이 들어와 있더라. 월급 받았으니 아직 한화 선수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말을 들은 윤종화 단장은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월급이 지급되지만 지금은 비활동기간인 12월이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오성일 홍보팀장은 “올해 홈런존 상금으로 1000만원 기금을 만들어 지금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범호 김태균이 금액적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니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게 맞다”고 거들기도 했다.

한화는 2004년부터 매년 겨울마다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실수로 깨지는 연탄도 많았지만 이젠 요령이 생기다보니 모두들 능숙한 솜씨를 자랑한다. 이날도 가파른 고갯길에서 손수레를 끌고 밀며 힘을 합쳤고, 좁은 골목길에서는 줄을 서서 연탄을 전달하는 팀워크도 발휘했다.

최근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 문제로 시끄럽지만 불우이웃돕기 행사에는 비활동기간이 따로 없었다. 베푸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행복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한화는 12월 중순에도 1400만원 가량의 쌀과 라면을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화뿐만 아니라 최근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 12월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베푸는 시기다. 세밑이 훈훈해지고 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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