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이택근 파문’ 일파만파…서울 입성금 진실게임

입력 2009-12-1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히어로즈는 어디로 갈 것인가. 히어로즈가 이택근(앞줄 왼쪽에서 3번째)을 LG에 내주고 현금 25억원과 선수 2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결정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종 가입금 36억원이 KBO에 입금될 때까지 트레이드 승인 유보’라는 결정을 내렸다.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 “유총재에 허락받고 LG-두산에 15억씩 입금” vs “우리한테 30억 더 내라…트레이드 승인 유보” KBO
히어로즈-LG ‘이택근 ↔ 25억+선수2명’ 합의

‘이택근 트레이드’가 ‘제2의 장원삼 사태’로 확대되고 있다. 트레이드 승인 여부가 도마에 오르고, 히어로즈의 가입금 납입처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당사자간의 진실게임으로까지 확대되고, 야구인들은 성명서까지 발표하는 상황이다.

히어로즈가 국가대표 외야수 이택근(29)을 LG에 보내면서 현금 25억원과 선수 2명(포수 박영복·외야수 강병우)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지만 이 소식을 접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연 뒤 ‘트레이드 승인 유보’ 결정을 내렸다.

KBO는 트레이드 승인 여부에 앞서 최종 가입금 36억원이 무조건 KBO로 입금되는 것이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이다. 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KBO에 완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트레이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미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이다. 트레이드 승인 여부를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15일 서울 입성금 명목으로 LG와 두산에 15억원씩 총 30억원을 나눠줬고, 나머지 6억원을 KBO 계좌에 입금해 가입금을 완납했다는 입장이다. ‘가입금 완납 후에는 히어로즈도 나머지 구단처럼 자유롭게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이사회 결정대로 이번 트레이드를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트레이드 자체보다는 최종 가입금 납입처를 둘러싸고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히어로즈-LG-두산 3개 구단은 “KBO 유영구 총재의 허락을 받고 실행한 일”이라고 밝혔고, 유 총재는 “15억원씩 LG와 두산에 나눠서 입금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KBO와 다른 구단들은 “가입금이 KBO에 입금되면 용도는 차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이다.

트레이드 승인이 유보되자 히어로즈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양 구단(LG 두산)과 KBO에 36억원을 모두 납부했기 때문에 의무를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 KBO가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LG는 “입금된 15억원은 돌려줄 수 없다”고 밝혔고, 두산은 “현재로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향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투수 장원삼을 삼성에 내주고 현금 30억원과 투수 박성훈을 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했지만 당시 신상우 총재의 승인 거부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이번 이택근 트레이드는 장원삼 사태와는 상황과 성격이 약간 다르다. 당시에는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완납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구단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반면 이번에는 가입금 납입처를 둘러싸고 트레이드 승인 여부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표류하는 ‘이택근 트레이드’가 어떤 결말을 낳을까. KBO는 이르면 다음주 초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