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배신…“1년정도 포항 떠나있겠다”

입력 2009-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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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파리아스 감독.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포항 파리아스 감독.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구단 “믿었는데…갑작스런 통보 서운”

‘세계클럽 3위’ 포항 스틸러스의 귀국길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파리아스 감독이 끝내 팀과의 결별을 택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09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4위전에서 아틀란테FC(멕시코)와 전후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파리아스는 전격적으로 선수단에 작별을 고했다.

결별 소식은 경기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선수단에서 내용을 알던 이는 경기 당일 아침식사 도중 파리아스의 언질을 받은 박창현 수석코치와 경기장 출발 30여 분전 잠시 대화를 나눈 포항 김태만 사장뿐이었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1년 정도 포항을 떠나있겠다”는 파리아스의 폭탄선언을 들은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코치는 “파리아스가 1년 뒤 돌아온다고 했다”고 했고, 김 사장 또한 “파리아스가 ‘1년 후 복귀’를 조건으로 각서까지 쓰겠다고 했다”며 일말의 믿음을 보이고 있지만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포항 구단은 물론 K리그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002한일월드컵 직후 히딩크 감독이 “굿 바이(Good Bye) 대신 소 롱(So Long)이라고 하겠다”며 한국과 재회를 암시한 당시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 히딩크는 일찌감치 작별을 예고한 반면 파리아스는 모든 게 ‘깜짝 쇼’였다.

대다수 포항 관계자들이 ‘감독 결별’ 보도를 접한 뒤 뒤늦게 진위를 파악할 정도로 파리아스의 준비는 치밀했다. 포항은 일주일 사이에 ‘믿는 도끼’에 두 번씩이나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다. 파리아스는 14일 이적전문매체 IM스카우팅의 ‘포항 감독이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연봉 70만 달러(8억원)에 계약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확인되지 않은 기사에 황당하다”고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한 바 있는데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프로답게 포항과 계약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으니 이번 말 바꾸기는 배신에 다름 아니다.

파리아스는 모국 브라질을 비롯해 포르투갈과 UAE 등 3개국 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브라질행이 유력하게 점쳐지는데 자녀교육 등 가정 문제가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리아스로부터 “가족이 오랜 한국생활에 지쳐있어 1년 간 휴식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힌 김 사장은 “좀 더 교감을 나눠야겠지만 파리아스의 복귀 여부는 솔직히 확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엊그제까지도 내년시즌 구상을 함께 했는데, 이런 일은 꿈에도 몰랐다”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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