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삼. 스포츠동아DB
고향 경남 창원에 머물고 있는 장원삼(27)은 새해 시작과 함께 새 소속팀 삼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5일 경산에서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뒤 첫 훈련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친절한 말투로 말을 이어가던 삼성 프런트 직원은 전화를 끊기 전 한마디를 덧붙였다. “2008년 11월에 지급한 유니폼 아직 갖고 있죠? 꼭 입고 와요.” 장원삼은 얼떨결에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유니폼?”이라고 잠시 생각하다가 옷장 깊숙한 곳에서 ‘13번 장원삼’이 선명한 푸른색 유니폼을 꺼냈다.
장원삼의 옷장에 삼성 유니폼이 숨어있었던 사연은 이랬다. 1년여 전 히어로즈와 삼성 간에 자신이 포함된 대형 현금 트레이드를 발표한 뒤 그는 경산에서 삼성 유니폼을 지급받고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했다. 삼성은 그토록 바라던 특급 좌완 선발투수 영입의 기쁨을 담아 장원삼의 히어로즈 시절 등번호 13 그대로를 새긴 삼성 유니폼을 준비했다. 장원삼은 이름 ‘원(One)’에서 1, ‘삼’에서 3을 딴 등번호 13에 큰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무산됐고 장원삼은 푸른색 유니폼을 고향 집 옷장에 아무 생각이 걸어 놓은 뒤 서울 히어로즈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장원삼은 삼성행이 확정됐다. 삼성은 13번을 계속 비워놓은 것은 물론이고 유니폼 지급사실까지 잊지 않을 정도로 장원삼에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장원삼은 “팀을 옮기게 돼 섭섭하지만 인생은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지난 시즌 삼성은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나 역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좋은 활약을 펼쳐 삼성이 다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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