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천안 유관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삼성 고희진이 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마치 2002한일월드컵을 되돌아보는 듯 했다. 거스 히딩크의 그것을 재현한 듯, 시원하고 호쾌한 어퍼컷을 날리며 활짝 웃는 그가 동료들을 향해 함성을 지르면 여성 팬들도 함께 자지러졌다.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3-1로 꺾고, 시즌 17승(3패)째를 기록해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14승)6패째를 안으며 LIG손해보험(14승5패)에 뒤진 3위로 내려앉았다.
이날의 히어로는 삼성화재 센터 고희진(30)이었다. 제 아무리 상대가 V리그 최강 높이를 자랑해온 현대캐피탈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필요할 때 한 번씩 ‘막아주는’센스를 확실히 발휘, 팀의 선두 경쟁에 큰 힘을 보탰다.
승부를 갈랐던 마지막 4세트. 17-15 근소한 리드를 잡고 있던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 후인정의 백어택을 막아낸 장면은 특히 압권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이후 꾸준히 추격을 시도했지만 한 번 불붙은 고희진은 날카로운 속공과 블로킹 시도로 상대의 맥을 끊었다. 6개의 가로막기를 성공한 고희진은 15득점(공격성공률 40.91%)의 활약을 펼쳤고, 역대통산 2번째로 블로킹 350개를 돌파(현재 351개)하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350개 1호는 현대캐피탈 이선규였지만 이날 유효블로킹 5개를 하고도 블로킹 포인트는 1득점에 그쳤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우리 팀 장기인 블로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아쉬워했다.
“요즘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있어 의도적으로 과감하고 큰 동작을 했다”던 고희진은 자신의 활약을 가빈의 공으로 돌렸다. “1일 대한항공전 패배로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했다. 가빈이 옆에 있을 때는 상대가 일부러 내 쪽을 향해 틀어 공격을 하기 때문에 막기가 수월하다”고 고마워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모두가 승리해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블로킹 포메이션을 바꾼 변칙 전술을 쓴 게 잘 먹혔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공격수 가빈도 33득점(공격성공률 56.90%)의 맹활약을 펼쳐 고희진과 함께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인천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신협 상무를 3-1로 제압해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천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천안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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