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Q&A]크라머, 인코스만 연속 두바퀴 ‘어이없는 실격’

입력 2010-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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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의 금메달엔 행운도 곁들여졌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기록상으로는 1위였지만 코스 교차 실패로 실격 처리됐기 때문. 이와 관련해 독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요소들을 짚어본다.


Q-크라머는 왜 실격됐나

A-스피드스케이팅은 2명이 레이스를 펼친다. 규정상 한 바퀴씩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 타야한다. 그런데 크라머는 8바퀴를 남겨 두고 아웃코스로 들어가려다 게라드 켐케스 코치의 지시를 받고 갑자기 인코스로 바꿨다. 인코스만 연속 두 바퀴 탄 것. 코치의 실수였다.


Q-크라머가 제대로 레이스를 펼쳤다면?

A-크라머는 이승훈보다 4.05초 앞선 12분54초5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피드스케이팅 트랙은 인코스 반지름 25∼26m, 아웃코스 반지름 30m의 반원형. 대표팀 김용수 코치는“인코스를 한 번 더 돌면 거리상으로 30∼40m, 시간상으로 3초 정도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달렸다면 크라머는 이승훈보다 1초가량 앞섰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Q-아웃코스를 연속으로 돌아도 실격인가?

A-역시 실격이다. 과거에는 기록 단축에 유리한 인코스 연속 주행만 실격이었다. 그러나 국제빙상연맹은 2008∼2009시즌을 앞두고 코스 교차에 실패하면 무조건 실격처리하는 쪽으로 규정을 강화했다. 다른 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Q-코스 교차 실수 자주 일어나는가?

A-이승훈은 금메달을 딴 뒤 “그런 실수는 아직 한 번도 못 봤다”며 웃었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 정기훈 심판이사는 “국내대회나 국제대회에서 코스교차에 실패해 실격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귀띔. 결국 이승훈의 말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경험이 적었다는 방증이다. 트랙 한 바퀴는 400m. 1만m는 무려 25바퀴다. 선수가 레이스에만 집중하다보면 체력소모가 심한 중반 이후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코치가 알림판 역할을 한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어처구니없이 코치가 실수하고 말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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