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 DB
지난달 28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때 1골2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터라 성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전부터 “오늘은 남궁도가 친정팀에 비수 꽂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신 감독은 잠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 돼. 내가 지난번에 쓴 맛 한 번 봤잖아.”
지난 달 18일 경남과의 홈경기. 신 감독은 2009년 경남에서 이적해 온 공격수 김진용을 후반 9분 투입했다. 김진용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친정팀 앞에서 뭔가 한 번 보여주라”며 등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김진용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후반 39분 교체돼 나왔고 팀도 1-2로 졌다.
신 감독은 “교체로 들어갔다가 다시 교체로 나오면 얼마나 굴욕스러운지 잘 안다. 내 잘못이다.
선수 기 세워주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기를 죽였고 지지 않을 경기를 졌다”며 깨끗하게 실수를 인정했다.
그리고 신 감독은 이날 ‘정석’을 택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5분에야 남궁도를 투입했다.
남궁도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포스트플레이를 선보였고 이후 1골이 더 들어가며 성남은 3-0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성남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