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승도 못챙긴 유망주의 의미있는 고백…고교야구가 우물이라면 프로야구는 바다죠
“거기(고교야구)가 우물이라면, 여기(프로)는 바다같아요.”불과 1년 전의 일이다. 2010신인지명회의. 충암고 에이스였던 문성현(19·넥센·사진)은 2차지명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프로입단의 기쁨보다는 실망감이 더 컸다. “그 순위보다는 더 빨리 (지명)될 줄 알았는데….” 황금사자기 MVP와 아시아청소년선수권 MVP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기에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프로는 타자들이 절대 실투를 안 놓쳐요. 그리고 분석이 대단하죠.” 2011신인지명회의에서 그의 1년 후배들은 “10승, 15승” 자신의 목표를 내놓았다. “저는 아직 1승도 못했는데…. 말로는 아무리 해도 몰라요. 프로의 벽이 높다는 것을. 류현진(한화) 형은 (신인 때) 어떻게 18승을 했는지…. 그런 투수는 하늘이 내린 거예요.”
‘황금사자기 MVP’ 자존심 갖고 프로 첫발
6년동안 몰랐던 내 버릇 3연전만에 노출
프로는 바다…V 없지만 더 큰 걸 얻었죠
그는 한 예를 들었다. “6년(중·고등학교) 동안 몰랐던 내 버릇을 프로는 3연전 만에 파악한다”고 했다. 문성현은 투구동작에 들어가기 전, 구종별로 글러브의 미세한 움직임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버릇 파악’에 정통한 모 팀이 벌써 그를 해부했다. 결국 문성현은 ‘살아남기 위해’ 글러브의 위치를 바꿨다. 사소한 변화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투구밸런스를 잡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문성현의 올 시즌 성적은 5패 방어율 5.31. 그는 “이제 프로가 어떤 것인지 알았다”고 했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문성현은 충암고 1년 후배 최현진(두산 지명) 등에게 “직접 부딪히고 느끼는 수밖에 없다. 바다로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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