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의 자리가 이렇게 컸던가

입력 2010-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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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견인한 대한항공의 김학민이 상대의 블로킹 사이로 혼신의 힘을 다해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이재은 주전나선 도로공사는 펄펄
송병일 투입한 우리캐피탈 공격성↑
현대캐피탈 최태웅 기용 불협화음


배구에서 항상 언급되는 게 바로 세터의 역할이다. 전체 포지션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세터가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준결리그에 돌입한 수원 IBK 기업은행컵 배구대회에서도 세터의 활약에 따라 승부가 엇갈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시즌 V리그 종료 후 남녀 모두 세터진의 대거 개편이 이뤄졌다는 사실. 새로운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얼마나 맞느냐에 명암이 교차했다.

기존 멤버를 그대로 보유한 도로공사는 내내 안정된 플레이로 호평을 받았다. 주전 세터 이소라의 부상을 틈 타 이재은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부분이 특히 어창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GS칼텍스도 이숙자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안정’을 택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염혜선에게 주전 역할을 줬지만 경험 부족이 컸다. 그러나 모든 팀이 변화를 거부한 건 아니었다. 흥국생명은 국내 최고 세터로 군림 중인 김사니를 불러들여 김연경과 손발을 맞추도록 했다.

남자부는 대부분 팀이 개혁을 시도했다. 역시 성적표는 세터에 달려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서 보상선수로 데려온 최태웅 체제로 개편했으나 손발을 맞춘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V리그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는 부상을 털어낸 유광우 체제 속에 신선호를 센터에서 세터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다. 우리캐피탈도 공격적 성향을 지녔고, 싱글 토스가 일품인 송병일이 중심을 이뤘다. 한편 막강 화력을 보강한 KEPCO45 와 LIG손해보험은 각각 김상기, 황동일에게 토스 배분을 맡겼는데 예전에 비해 한층 안정이 됐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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