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경정탐구생활] “그까이거 무조건 달리면 된다고요?”

입력 2010-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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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경기에서 선수들이 구사하는 전법 다섯 가지만 알아도 경정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보다 짜릿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관람을 위해 경정 기술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제공|경주사업본부

인 빠지기 붙여돌기 등 전법 수두룩
아웃코스서 안으로 휘감는 기술 일품
‘휘감아 찌르기’는 일종의 뒤집기 묘기
경달선생: 오늘은 경정 경기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전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지.

김배우: 경정에도 전법이 필요한가요? 그냥 무조건 ‘달려! 달려!’하면 그만인 것 같은데요.

경달선생: 경정이 그렇게 단순한 게임이면, 자네는 왜 지난 주에 베팅했다가 돈을 잃었나.

김배우: … ….

경달선생: 경기의 전법을 이해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네. 야구로 치면 ‘주자가 도루를 할 것인가’, ‘강공인가 번트인가’, ‘언제 투수를 바꿀 것인가’ 등을 이해하면 야구가 훨씬 더 재미있는 것과 마찬가지지. 물론 베팅 전략을 짤 때도 매우 도움이 된다네.

김배우: 그렇군요. 제가 좋아하는 야구에 비유를 하시니 눈이 ‘반짝’ 떠집니다, 흐흐.

경달선생: 경정 경주의 전법은 지금부터 얘기하는 다섯 가지만 알면 일단 초보는 면하는 셈일세. 귀를 씻고 경청하도록.


○인(in) 빠지기

경달선생: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하겠네. 경정 경주의 전법은 대부분 코너링에서 펼쳐지게 되지. 직선주로는 아무래도 전법보다는 스피드 승부니까. 이 그림은 경정 전법의 기본인 ‘인 빠지기’를 보여주고 있네.

김배우: ‘빨간 선수’가 가장 먼저 턴마크를 돌고 있네요.

경달선생: 인코스(1코스) 선수가 턴마크에서 앞서다가 가장 먼저 선회한 후 그대로 다른 보트를 앞질러 나가는 기술이지. 단순하지만 아주 확실한 전법일세. 1코스의 유리함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라네.

김배우: 그렇다면 1코스의 선수가 언제나 유리하겠군요.

경달선생: 꼭 그렇다고 볼 수만은 없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경정은 그렇게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네.


○휘감기

경달선생: 바깥쪽을 달리는 선수에게는 ‘휘감기’라는 전법이 있지. 바깥쪽 선수가 안쪽 선수를 밀어 붙이는 식으로 선행해서, 바로 그 앞을 스치듯 턴하는 방법일세.

김배우: 와아! 이거 실제로 보면 멋있겠는데요!

경달선생: 짜릿하지. 이 ‘휘감기’는 스타트가 빠른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기억해 두게. 아웃코스를 선호하는 선수들이 잘 구사한다는 것도.

김배우: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찌르기

경달선생: 이름부터가 공격적인 ‘찌르기’라는 전법도 있지. 그림을 잘 보게. 턴마크에서 안쪽 선수가 턴을 할 때 그 바깥에 있던 보트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서 제치는 전법일세.

김배우: 안쪽 선수로서는 허를 찔린 기분이겠네요.

경달선생: 상대의 빈틈을 잘 노려야겠지. 꼭 그런 건 아니겠지만 ‘상대의 빈틈을 찌른다’라고 해서 ‘찌르기’가 아니겠나.


○붙어돌기

경달선생: 이번엔 ‘붙어돌기’. 안쪽 선수에게 바짝 붙어 나란히 보조를 맞춰 턴을 하면서, 상대선수의 바깥쪽을 스치듯이 휘감는 전법이지.

김배우: 이거, 휘감기랑 비슷한데요?

경달선생: 잘 봤네. 휘감기의 응용기술이라고 보면 될 걸세.


○휘감아 찌르기

경달선생: 이제 마지막으로 ‘휘감아 찌르기’만 설명해주면 되겠군. 말 그대로 ‘휘감기’와 ‘찌르기’를 동시에 구사하는 전법이라고 보면 되네. 먼저 센터코스의 선수를 휘감아두고, 다음으로 인코스 선수의 안쪽을 찌르는 기술일세.

김배우: 와! 이거 굉장히 어려운 기술같은데요.

경달선생: 당연하지. 매우 고난이도면서도 화려한 기술이라네. 씨름으로 치면 ‘뒤집기’라고나 할까. 지금까지 설명한 다섯 가지 전법만 알아도 경정을 보는 눈이 달라질 걸세.

김배우: 전법도 알았으니, 이번 경주에서는 한번 화끈하게 베팅을 해볼까 합니다만.

경달선생: 어허, 그건 아니고. 언제나 베팅은 건전하게, 즐기는 수준으로. 명심하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몽키턴이란?

턴마크 선회 시 선수가 보트에서 일어난 자세로 체중을 이동시켜 선회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선회반경을 줄이는 기술이다. 선수가 등을 구부린 자세를 취하는 것이 마치 원숭이와 비슷해 ‘몽키턴(Monkey Turn)’이라고 불린다.

고도의 기술과 균형감각을 요구하는 몽키턴은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선회장면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경주를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팬과 선수 모두에게 인기가 높은 선회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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