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라돈치치…”

입력 2010-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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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누적으로 조바한(이란)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이 좌절된 성남 일화 라돈치치가 20일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슬퍼하자 동료들이 위로해주고 있다.

알 샤밥전 악! 옐로카드…
경고누적 결승전 출전 좌절
모두 웃을때 홀로 펑펑 울어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알리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출신 하마드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성남의 모든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았지만 한 명만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벌렁 드러누웠다.

1차전 3-4 패배를 딛고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이뤄낸 성남이지만 몬테네그로 출신 공격수 라돈치치(27)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후반 28분 상대 수비수를 가격해 옐로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심의 호주머니에서 노란 딱지가 나온 것을 본 라돈치치는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이미 판정은 내려졌다. 결국 경고 누적으로 11월 13일 도쿄에서 열릴 조바한(이란)과의 결승전 출전이 좌절됐다.

라커룸에서 라돈치치는 한참 얼굴을 감싼 채 흐느꼈다. 성남 신태용 감독과 동료들이 위로의 말을 건넸으나 소용없었다.

누구보다 도쿄행을 기다려온 라돈치치였다. 지독히 따라붙은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고 싶었기 때문이다.

2005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울산과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9년 성남으로 이적한 것도 우승을 위해서였는데, 역시 FA컵과 K리그 결승전에서 차례로 무너져 국내 무대에서 준우승만 3차례 경험했다.

유럽에서 뛸 때도 준우승만 몇 차례 했다는 게 성남 프런트의 귀띔.

그러나 성남은 본인만 원하면 라돈치치를 도쿄로 데려갈 계획이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라돈치치의 이름을 역시 경고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전광진과 함께 동료들의 언더셔츠에 새겨 넣거나 벤치에 유니폼을 걸어놓는 등 여러 아이템을 준비 중이다. 물론 우승할 경우 세리머니도 함께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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