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한국팀 강점? 즐겁게 경기 하는 것!”

입력 2010-1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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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선수 김연경. 스포츠동아DB

■ 여자배구세계선수권 ‘최고스타’ 김연경

“태극마크는 자긍심이자 책임감…성적 좋아 흐뭇
광저우 金 최종 목표지만 이곳에서도 최선 다할 것”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은 누가 뭐래도 김연경(22·일본 JT마블러스)이다.

큰 키(192cm)를 이용한 가공할 강타와 위력적인 블로킹은 물론이고 빼어난 수비력까지 갖췄다. 순발력이 좋고, 경기 읽는 감각도 뛰어나다.

그래서 그는 여자배구 최고 스타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2010세계여자배구선수권 기간 동안 한국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 대부분이 김연경 팬이다. 경기를 마치고 나갈 때는 일본어로 쓴 김연경 격려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팬들은 숙소에 까지 와서 사인을 받는다.

선물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인터뷰 장에서도 외국 기자들의 포커스는 단연 김연경이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선수 생활, 한국 전력 등도 그의 입을 통해 듣고 싶어 한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세계여자배구선수권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을 동행 취재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김연경에겐 스타 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스포츠 세계에서 출중한 기량을 갖고서도 스타 의식이 너무 심해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선수가 더러 있지만, 김연경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는 평소 부지런하다. 막내 급에 속한 자신의 위치를 알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스타일이다. 훈련 때는 그 누구보다 열심이다. 한번이라도 더 연습 볼을 받기 위해 코치들을 괴롭힌다.

자유 시간에는 그야말로 분위기 메이커다. 수다도 수준급이다. 선배들이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 없는 후배다. 후배에게는 존경받는 선배다.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그에게서 진정한 스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김연경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험 무대다. 1라운드를 통해 본 그의 기량은 세계 수준이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개인 기록을 보면 명확해진다. 5경기에서 총 97득점으로 전체 3위를 마크했다. 스파이크 성공률도 49.43%로 7위에 올랐다.

2라운드를 앞둔 5일 그를 만났다.

-김연경에게 태극마크란 어떤 의미인가.

“대표선수가 된 지는 5년 정도 됐는데, 부상 때문에 그동안 많이 못 뛰었다. 그래도 태극마크는 언제나 자긍심이다. 또 책임감이다. 특히 이번 대회 성적이 기대 이상이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조별리그를 마친 소감은.

“대회를 앞두고 체력훈련과 연습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잘됐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연습한 만큼 대가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아 흐뭇하다.”


-한국대표팀의 강점을 설명한다면.

“비슷한 멤버로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을 치렀다. 그 사이엔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 멤버로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올해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소집됐는데, 모두들 책임감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 팀의 강점은 즐겁게 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 즐거움이 우리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좋은 성적도 거기서 비롯됐다.”


-일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동료들보다는 편할 듯한데.

“그 전에 비행기 타고 일본 올 때 느낌은 걱정이 앞섰다. 또 힘든 생활이 시작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대표팀 동료들과 같이 오면서 설렘이 앞섰다. 또 재미나기도 했다. 일본을 잘 아니까 부담이 덜 한 것이 사실이다.”


-팬들이 굉장히 많은데.

“팬들이 경기장에서 이름을 많이 불러주는데 힘이 된다. 선배들이 ‘연경이 이름 백번 정도는 불러야 퇴근하는 사람이 많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팬들이 많다. 기자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준다. 특히 ‘일본과 상대하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이 많다.”


-한국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 것 같나.

“욕심을 버리고 온 세계선수권이다. 지금 잘 되고 있으니까 부담 없이 경기를 하다보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이지만 여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도쿄(일본)|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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