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간절한 기도마저 통하지 않고…불확실한 미래만…

입력 2010-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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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귀화 감독대행(왼쪽)과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경남FC 김귀화 감독대행
20일 오후 4시53분,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은 2-0 전북의 승리를 알리고 있었죠. ‘패장’ 경남FC 김귀화 감독대행(사진 왼쪽)은 전북 벤치로 향합니다. 최강희 감독이 후배의 등을 살짝 다독입니다.

이 한 판에 모든 걸 쏟았습니다. 90분 내내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이 얼마나 타는 지 애꿎은 물만 들이킵니다. 이틀 간 세 끼 밖에 못했는데 공복감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짧고도 긴 시즌이었습니다. 8월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며 얼떨결에 대행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름값 때문일까요. 작은 전술 변화에도 비난이 쏟아집니다.

1위에서 6위로 떨어진 리그 후반기, 성적 추이에도 잡음도 많았습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새 감독 후보군에 오르내립니다. 일부러 귀를 닫았습니다. 자신도, 평균 연령 22∼23세 어린 선수들도 흔들릴 것 같아서요.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끝내 외면합니다. 포스트시즌에 어렵사리 안착했건만 윤빛가람과 김주영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됐습니다. 그 때 실타래는 꼬였습니다.

물론 포기할 수 없었죠.

전북전을 앞두고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중 잠시 짬을 내 금산 보리암을 찾았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기도로써 조선 왕조를 열었다는 곳이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승부차기 연습도 했습니다. 세트피스도 열심히 연마했죠. 이집트-호주간 A매치를 관전하기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조 감독에게도 연락해 조언도 구했습니다.

하지만 기도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우린 잘했어’ 자위하지만 공허합니다.

그날 늦은 밤, 쓰린 속을 달래느라 소주잔을 기울인 김 감독대행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전형두 신임 경남 사장이 12월 중순 업무를 시작합니다. 하마평은 오래 전부터 파다합니다. 정치적 입김이 유독 센 도민구단. “관록 있는 선수 한 두 명이 합류하면 더 강해질 것”이란 그의 희망은 과연 이뤄질까요?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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