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구자철 스위스행,이적료 분쟁 가능성

입력 2010-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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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구자철. 스포츠동아DB

제안 못 받은 제주, 단순 방문만 동의
“몸값100만달러 적정한지 고민해봐야”
박경훈 감독도 “영보이스행 아깝다”
메디컬 체크땐 사전접촉 문제 될수도
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21·사진)이 스위스 1부 리그 입단 타진을 위해 9일 출국한다. 스위스 영보이스 구단은 구자철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에이전트에게 제시했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제주는 영보이스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지 못했다. 이적 진행 절차와 협상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 에이전트의 일방통행

제주는 구자철이 영보이스 구단을 방문하는데 동의했다. 제주는 단순한 구단 방문 차원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구자철의 이번 스위스행은 제주의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구자철의 에이전트사측은 영보이스로부터 구체적인 이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보이스와 에이전트 사이에 이미 협상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영보이스가 구자철을 직접 확인하는 차원에서 스위스행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구단이 철저하게 배제됐다. 에이전트사측의 일방통행이다. 구자철도 “에이전트가 구단과 상의할 것으로 생각했다. 일처리가 미숙했다. 구단에 죄송하다”고 미안함을 표시했다.


● 이적료 분쟁 가능성은

제주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의 스위스행을 반대하고 있다.

“구자철은 한국축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하는 선수다. 영보이스라는 팀에 가기에는 아까운 선수다”고 박 감독은 말했다.

구단 반대에도 구자철은 이적이 가능하다. 제주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바이아웃(다른 구단이 일정 금액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할 때 보내줘야 하는 계약 요건)조항을 삽입했다. 구자철과 제주가 맺은 바이아웃 금액은 100만 달러 이상이다. 스위스 영보이스는 바이아웃 금액보다 많은 이적료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변명기 사장은 “바이아웃조항은 문구 하나에 불과하다. 계약은 서로간 믿음이 더 중요하다. 100만 달러가 구자철의 적정한 몸값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몸값이 엄청나게 상승한 구자철의 이적료가 100만 달러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구자철이 영보이스행을 밀어붙인다면 이적료 분쟁 가능성도 엿보인다.


● 사전접촉 문제는 없나

2008년 12월 염기훈은 구단 동의 없이 잉글랜드 웨스트브롬위치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염기훈의 소속팀 울산은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를 이적이 불가능한 시기에 테스트를 진행한 에이전트를 제소했다. 사전접촉이었다. 해당 에이전트는 징계를 받았다. 구자철은 제주 동의를 얻어 출국하기 때문에 지금까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약 구자철이 메디컬체크를 받는 등 계약에 필요한 일정을 갖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주가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면 명백한 사전접촉이 된다. 영보이스 구단이 제주에 공식 오퍼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적시장이 열린 뒤 영보이스가 구체적인 제안을 한다고 해도 제주가 이적을 거부할만한 사유가 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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