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유니폼 플리즈”…박지성 인기는 못말려

입력 2011-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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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DB

할리우드 액션 바레인 선수들 갑자기 친근
박지성 유니폼 챙긴 파우지 시종 싱글벙글
엉덩이를 걷어차기도 했고, 팔꿈치로 턱을 가격했다.

정작 자신들은 조금만 몸싸움이 벌어지면 그대로 잔디 위를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추가시간까지 93분을 소화한 뒤 전광판에 나타난 최종 스코어 2-1. 조광래호가 바레인을 꺾었다.

오만 국적의 압둘라 모하메드 알 히랄리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지저분한 매너로 일관하던 바레인 선수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친근하게 한국 선수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축구 경기에서 일종의 관례가 된 유니폼 교환을 위해서였다.

할리우드 액션에 가까운 석연찮은 파울 유도와 곽태휘의 퇴장까지 한꺼번에 만들고, PK 만회 골까지 넣은 바레인의 파우지 아쉬가 가장 수지맞았다. 모두가 탐내는 ‘캡틴’ 박지성의 유니폼을 챙겼기 때문이다.

파우지의 입가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은 박지성만이 아니었다.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진 해외파가 인기만점이었다. 열띤 응원전을 펼친 교민들에게 박수로 화답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온 이청용, 이영표, 차두리 등이 모두 바레인의 흰색 유니폼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줄 리는 만무. 차두리는 누군가와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서도 곁을 지나가는 바레인 선수 한 명과 뭔가를 얘기하기도 했다. 마지못해 유니폼 교환을 받아들였지만 신경전과 자존심 대결에서도 승리한 한국이었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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