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가자! 4강…생일턱 미리 쏜다”

입력 2011-0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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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란전 다음날이 22번째 생일
멋진 축하파티 위한 만점 활약 다짐
기성용(셀틱)에게 이번 이란전은 아주 각별하다.

이유가 있다. 1월 24일(이하 한국시간)이 22번째 생일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란과의 2011 카타르 아시안 컵 8강전 다음 날이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25분 이란과 아시안 컵 4강 티켓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친다.

기성용도 따스한 집에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즐거운 생일상을 받고 싶지만 어차피 그럴 수도 없다. 설사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더라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집에서 홀로 쓸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팀 동료이자 대표팀 선배인 차두리 가족과 보낼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태극전사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싶어 한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무조건 이란을 꺾고 4강행을 확정해야 한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한국이 패하게 될 경우, 짐을 꾸려 각각 흩어져야 한다.

동료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느냐, 아니면 혼자 보내느냐는 ‘생일 이브’에 치러질 경기에 달려있다.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기성용은 이란전에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그것도 가장 힘겹다는 테헤란 원정에서다.

2009년 2월 이란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원정에서 기가 막힌 프리킥으로 박지성의 헤딩 동점 골에 톡톡히 기여했다. 0-1로 뒤진 후반 36분. 아크 지역에서 기성용의 프리킥이 크게 휘어지며 이란 골키퍼 메흐디 라흐마티의 손에 맞고 나온 것을 박지성이 머리로 꽂아 넣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기성용은 “득점 욕심을 내기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속내도 정말 그럴까. 기성용은 아시안 컵 예선 라운드에서만 4골을 터뜨린 ‘절친’ 구자철의 미니홈피에 ‘혼자 다 할래? 불우이웃 좀 돕고 살자’는 장난 섞인 글을 남겼다. 구자철 역시 ‘이란전 영웅이 돼라. 기라드(제라드와 기성용을 합친 말)’라고 화답했다.

기성용이 생일을 자축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까.

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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