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떠난 그녀들, 어딨을까?

입력 2011-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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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프로에서 골프방송 해설자로 변신한 한설희가 해남 파인비치 비치코스 6번홀에서 방송촬영을 하고 있다.

■ ‘제2의 인생’ 사는 골프선수들

이주은 이종임 서아람 등은 지도자의 길
윤지원 한설희 최우리는 골프방송 진행

김창민 등 남자선수 대부분은 후배양성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가 하면 친숙한 스타가 기억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조용히 필드를 떠난 스타들은 새 인생을 준비한다. 다행히 각자 새 길을 찾아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07년 4월 제주 크라운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엠씨스퀘어 크라운여자오픈은 신예 신지애(24·미래에셋)와 베테랑 이주은(34)의 우승 경쟁이 뜨거웠다. 신지애는 2006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3승을 거두며 국내 여자골프를 평정한 신예였고, 이주은은 미 LPGA와 유럽 여자골프 투어를 거쳐 국내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이다.

두 사람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떠오르는 스타 신지애의 우승으로 끝났다. 이주은은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날렸고, 2년 뒤 결혼과 함께 필드를 떠났다.

이주은은 요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작년 개장한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아카데미 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골프장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선수 시절보다 더 환하다. “우승을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한 건 아쉽지만 은퇴 후 다른 삶을 살면서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다. 나에게 이런 능력도 있었다는 것에 놀랄 때도 있다. 직접 골프장 운영에 참여해보니 선수 시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1990년대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했던 이종임(39)은 일본에서 후배들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원재숙, 염성미, 심소라와 짝을 이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인공이다. 대학생 시절에는 세계아마추어 골프선수권 대회에서 개인전을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당시 이 대회에는 향후 골프여제가 된 안니카 소렌스탐 등이 출전했다.

이종임은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투어에서 활약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구옥희, 고우순, 신소라, 이오순 등과 함께 선수생활을 했다.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만큼 프로에서도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27일 일본에서 잠시 귀국한 이종임은 “현재 은퇴 후 일본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대부분 일본 선수들이지만 이제는 한국선수들도 도움이 필요할 경우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골프방송 진행자, 교수 등 다양한 활동

윤지원(28), 한설희(30), 최우리(26) 등은 골프방송의 진행자로 변신했다.

선수시절 주목받던 스타들이었지만 뜻하지 않는 부상과 성적 부진을 겪다 조용히 필드를 떠났다. 은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주목받고 있다.

한설희는 다양한 방송 활동으로 선수시절보다 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윤지원과 최우리도 방송 진행자로 주가를 높이는 중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미녀골퍼 활동했던 서아람(38)은 은퇴 후 대학교수가 됐다. 선수시절부터 학업에 관심이 높았던 서아람은 운동생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호서대학교 교수로 있다.

여자 프로골퍼들은 다방면에 진출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반면 남자골퍼들은 후진양성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대표를 거쳐 2000년 익산오픈에서 우승했던 김창민(41)은 현재 중·고등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나운서 김동건의 아들로 한때 남자골프 기대주로 평가받았던 김주형은 최근 방송을 통해 코치로 새 삶을 살고 있다.

최우리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을 때 세상이 무너질 듯했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방황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됐다. 아직 골프선수의 꿈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일에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출처|한설희 페이스북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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