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우승이 대통령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조나탄 베가스의 미 PGA 투어 우승 뒤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26일(한국시간) TV 연설을 통해 베가스의 우승을 축하하며 “나는 골프를 공공의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24일 PGA 투어 봅호프 클래식에서 우승한 베가스는 베네수엘라의 골프 탄압 정책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고 10년 만에 꿈을 이뤄 화제가 됐다.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한 차베스 대통령은 골프를 사치스러운 스포츠로 여기며 수도 인근에 있던 여섯 개의 골프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그 중 한 곳은 베가스가 어렸을 때부터 골프 연습을 했던 골프장이었다.
“내가 비판한 것은 (골프가 아니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넓은 땅을 독차지하며 골프를 치고 있는 부유층이었다”고 차베스는 강조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골프는 사치성 스포츠로 인식돼 대중화가 되지 못했다. 198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골프 붐이 일기 시작했고, 이때 탄생한 ‘세리키즈’는 10년 뒤 세계 골프를 제패하고 있다. 골프에 대해 닫힌 마음을 연 대통령의 한마디로 베네수엘라판 ‘베가스키즈’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