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스포츠동아DB.
빙속 장거리서 한국인 첫 금메달…1만m 등 사상 첫 4관왕 스타트
한국 첫 4관왕 도전장불과 1년 전이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이승훈(23·한국체대)이 남자스피드스케이팅 5000m은메달·1m금메달을 따자 세계빙상계는 경악했다. 동양인에게 미지의 땅이던 남자스피드스케이팅에서, 그것도 유럽선수보다 한 뼘은 작은 한국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고육지책으로 종목을 바꾼 선수가, 불과 반년 남짓한 기간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례는 빙상역사에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승훈은 신목고 시절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안현수와 이호석(고양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막혔다. 종목전환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었다. 그런 이승훈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이승훈은 31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6분25초55로 1위를 차지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6분16초95)에서의 기록은 물론, 2009년 12월 월드컵 5차 대회(6분14초67)에서 세운 본인최고기록에도 뒤졌지만, 대회조직위는 이를 아시아신기록으로 기록했다.
한국이 올해 7회째를 맞는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장거리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훈에게도 동계아시안게임 첫 메달이다. 사실, 아시아선수로는 거의 유일하게 세계정상권에 근접한 이승훈의 금메달은 예고된 결과였다.
이제 세계 빙속에서 이승훈의 훈련법은 하나의 트렌드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직후 이승훈은 “올림픽직전까지 했던 쇼트트랙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리고 이 비법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코너링이 잦은 쇼트트랙 훈련은 코너링 기술의 향상을 유도한다.
이승훈의 전매특허가 된 ‘원심력을 이겨내는 유연한 코너워크’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제는 아시아 최강이던 일본대표팀도, 심지어 ‘빙속 장거리 제왕’ 스벤 크라머(네더란드)도 쇼트트랙 훈련을 모방한다.
세계빙속의 중심이 된 이승훈의 아시안게임 목표는 1개의 금메달에 머물지 않는다. 이승훈은 주 종목인 1만m에서도 실격만 당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이 유력하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매스 스타트(20여 명이 함께 출발해 35바퀴를 도는 것)와 팀 추월(3명이 한 팀이 돼 펼치는 레이스)에서도 실수만 안 하면 금메달이 가능하다. 아직 한국의 동계아시안게임 역사상 4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없었다. 이승훈은 2일 매스 스타트, 5일 1만m, 6일 팀 추월에 출전해 4관왕에 도전한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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