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큘라의 SGC골프장에서 아이언 샷을 가다듬고 있는 홍란. 동계훈련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아이언 샷이다. 핀을 직접 공략해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 KLPGA 데뷔 7년차 베테랑 홍란 “올핸 톱10 넘어 톱이 되겠다”
물집 잡히고 갈라진 손 ‘강훈련의 훈장’
바람 영향 적고 더 정교해진 아이언 샷
올해 목표 3승 찍고 상금왕 등극할래요
올해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여왕 등극을 노리는 후보가 많다. 어느덧 베테랑 대열에 합류한 홍란(25·MU골프)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물집 잡히고 갈라진 손 ‘강훈련의 훈장’
바람 영향 적고 더 정교해진 아이언 샷
올해 목표 3승 찍고 상금왕 등극할래요
경험이나 기록으로 볼 때 새로운 여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 프로 데뷔 이후 3승을 기록 중이고, 국내 투어에서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 톱10 진입률이 가장 높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테미큘라의 SCG 골프장에서 전지훈련 중인 홍란은 “톱10은 정말 많이 든다. 우승까지 불과 2∼3타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선을 넘지 못하고 톱10에만 드는 경우가 많다. 올해 결코 톱10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비장함을 드러냈다.
올 겨울 흘린 땀이 각오를 대신한다.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소화한 홍란의 올 시즌 목표는 KLPGA 투어 상금왕이다.
“프로가 된 이후 올해처럼 열심히 훈련한 적이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인 듯 하다. 손에 물집이 생기고 갈라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올해 꼭 한번 일을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 서희경과 함께 훈련 중인 홍란은 스윙 연습과 라운드, 체력훈련까지 강행군을 펼치면서 시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혹독한 훈련으로 몸은 지쳤다. 그러나 점점 좋아지고 있는 스윙을 몸소 느끼면서 그만큼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겨울 동계훈련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있는 건 아이언 샷이다.
“작년까지는 아이언 샷을 할 때 약간 걷어 올리는 느낌이 많았다. 이번 훈련을 통해 다운블로 스윙으로 바꾸면서 공에 힘이 실렸다. 한국에선 제주도에서 경기도 많이 하고 봄가을엔 바람 부는 날이 많은 데 구질을 바꾸면서 바람의 영향도 덜 받고 더 정교하게 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레이 전략은 올해도 그대로 유지한다. 홍란은 안정된 플레이가 장점이다. “신인들을 보면 과감한 플레이가 부러울 때도 있다.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어려지다 보니 점점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나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우승을 노려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기를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다. 반대로 버디를 많이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한꺼번에 많은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이번 훈련에서 아이언 샷을 집중 보완한 데는 직접 핀을 공략해 더 많은 버디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목표는 1인자 등극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3승 정도만 하면 상금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양수진을 비롯해 김자영 등 무섭게 성장하는 선수들이 많다. 한 명이 독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작년처럼 많은 우승자가 나와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 일찍 우승한다면 3승까지 노려볼 생각이다.”
스물다섯 나이에 벌써부터 노장소리를 들어야 한다. 작년 투어 우승자 중 그가 최고령 우승자라는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10대와 20 대 초반의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2∼3년 국내 투어를 경험하고 나면 곧바로 해외로 떠나는 바람에 투어에 중견선수가 남아 있지 않다. 홍란은 “어깨도 무겁다. 오직 실력으로 보여 주겠다”며 다시 힘차게 아이언을 돌렸다.
테미큘라(미 캘리포니아 주)|글·사진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