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vs 토종…킬러 화력대결 누가 셀까

입력 2011-03-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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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몰리나. 스포츠동아DB

FC서울vs수원삼성 예상베스트11

서울vs수원…내일 개막 빅뱅이 주목받는 이유
서울 데얀 제파로프 몰리나 공격 선봉
수원 최성국 염기훈 오장은 카드 맞불

황보관-윤성효 비주류 사령탑 첫대결
제파로프-게인리흐 우즈벡 더비 눈길
수호신-그랑블루 양팀 응원전도 볼만프로축구 K리그 최대 빅뱅이 펼쳐진다.

6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시즌’ 개막전은 K리그 최고 라이벌전이다.

자타공인 흥행 보증수표. 초록 그라운드에서 양 팀이 격돌할 때마다 관심의 초점이었다. 서울은 최근 홈 18연승으로 1999년 수원이 세운 홈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수원은 최근 원정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를 달리고 있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역대전적은 24승14무20패로 수원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은 2승1패로 서울이 앞섰다.


○ 야인에서 중심으로


지난 시즌 중반 윤성효 감독이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모두들 의외의 카드라고 했다. 시즌 종료 이후에는 서울이 관심을 끌었다. 10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에 성공한 포르투갈 출신 넬로 빙가다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황보관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황보 감독과 윤 감독 모두 축구계의 비주류에 가까웠다는 사실이다.

황보 감독은 80∼90년대를 풍미한 스타 출신인데다 일본 J리그 오이타에서 현장과 프런트 행정을 두루 밟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가졌으나 지도자로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윤 감독은 숭실대의 대학축구 전성기를 일군 지도자였으나 아마추어에서만 명성이 따랐을 뿐, 프로 무대에서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하지만 국내 프로축구 양대 산맥 서울과 수원의 선택은 ‘신선함’ ‘새바람’이란 측면에서 부각됐다. 그 감독들이 첫 대결을 펼친다.


○ 우즈베키스탄 더비

1월 아시안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르며 ‘신흥 강호’의 면모를 과시한 우즈벡 축구.아시아 쿼터제 시행 덕택으로 K리그 여러 클럽들이 우즈벡 용병들을 영입하고 있다.

먼저 스타트를 뗀 쪽은 서울이었다. 지난 시즌 서울은 우즈벡 국민영웅으로 칭송받는 공격형 미드필더 제파로프를 6개월 임대 영입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서울은 올시즌 제파로프를 원 소속 팀 분요드코르에서 완전히 영입했다. 제파로프는 수원의 러브 콜도 함께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제파로프 영입에 실패한 수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게인리흐를 데려왔다. 게인리흐 역시 제파로프와 함께 우즈벡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게인리흐의 원 소속 팀은 분요드코르와 쌍벽을 이루는 파크타코르. 일종의 우즈벡 더비가 한국에서 치러지는 셈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K리그 최강 클럽들에 안착한 이들 듀오의 활약을 꼽았다.


○ 용병과 토종 사이에서

서울과 수원의 전력을 꼼꼼히 살펴보면 사뭇 다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용병들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우즈벡 듀오의 활약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양 팀은 각각 다른 선택을 내렸다. 특히 공격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울은 용병 중심인 반면, 수원은 대부분이 토종 선수들이다.

2일 열린 AFC 챔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이 구축한 4-2-3-1 포메이션의 일선 4명 중 3명이 용병들이었다. 원 톱 데얀의 뒤를 몰리나-제파로프-이승렬이 책임졌다. 토종 골게터 이승렬을 제외하면 공격 전력의 7할 이상을 용병들에게 맡기는 셈. 이들 트리오는 이미 K리그 무대에서 막강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수원은 반대다. 마땅한 타깃형 공격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던 수원은 최성국-염기훈-오장은 등이 핵심 멤버진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가 국가 대표급이다. 게인리흐를 비롯해 반도, 베르손 등이 출전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검증이 덜 돼 있고, 아직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 윤성효 감독의 마음은 토종 공격진에 기울고 있다.

수원 염기훈. 스포츠동아DB




○ 기록들 & 뜨거운 장외 전쟁

“예전엔 서울은 안중에도 없었는데….”(수원 윤성효 감독)

“라이벌전은 무조건 이겨야죠. 시원하게 말이에요.”(서울 황보관 감독)

사령탑들의 말싸움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과 수원의 대결은 항상 뜨거웠다.

필드에서의 격전 못지않게 장외에서도 후끈한 전쟁이 펼쳐졌다. 서울이 가장 처음 5만 관중을 넘어선 것도 수원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2007년 4월 8일 열린 양 팀의 대결에는 무려 5만5397명이 입장했다.

역대 최다였던 이 기록은 서울이 지난 시즌 연이어 깼다. 5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747명이 찾아들었다. 12월 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는 5만6759명이 왔다.

응원전도 뜨겁다. 서포터스 수호신(서울)과 그랑블루(수원)도 현란한 카드섹션으로 서로를 자극한다. 위험한 충돌은 없었지만 조금은 거친 문구를 내건 각종 플래카드와 유독 큰 함성과 야유로 강력한 라이벌 의식을 드러낸다.

서울과 수원의 대결을 더욱 뜨겁게 달군 이들이 공교롭게도 현직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였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수원 창단 사령탑 김 호 감독은 조광래 현 대표팀 감독이 안양LG(현 서울)를 이끄는 동안 치열한 승부를 펼쳐왔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양 팀은 10승1무10패를 거뒀다.

선수 이적을 둘러싼 ‘유다 논쟁’까지 벌어졌다. 그 주인공은 서정원 대표팀 코치다. 서정원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1999년 국내로 유턴하며 친정팀 안양이 아닌, 수원에 안착해 양 팀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당시 안양 팬들은 수원전을 앞두고 서정원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태우는 ‘화형식’을 거행할 정도로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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