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쫓아가며 쳤다…KIA 살린 125m 대포

입력 2011-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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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스포츠동아DB

높은 공 받아쳐 결승투런 시즌 2호
주축 줄부상 KIA 분위기 반전 한방
에이스 윤석민은 시즌 첫 승 ‘화답’
이용규, 나지완의 부상공백 극복과 에이스 윤석민의 부활이 걸린 가장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 KIA의 기둥 4번타자 최희섭이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야구는 고도의 멘탈 스포츠로 꼽힌다. 개인기록이 강조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라운드 위의 모든 선수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타순은 1번부터 9번까지 연결되어 움직여야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투수부터 야수까지 한꺼번에 흔들리기도 한다.

특히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 전체 분위기에 많은 영항을 미친다.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직후 1∼3경기 안에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면 자칫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

KIA는 최근 이용규와 나지완을 한꺼번에 잃었다. 공격의 첨병 톱타자와 중심타자가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주중 대구 원정경기 상대는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마운드를 가진 팀이었다. 5회까지 리드를 잡지 못하면 정현욱∼권혁∼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최강 불펜이 줄줄이 등판한다.

20일 KIA 선발은 윤석민이었다. 전날 양현종까지 2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며 KIA는 지난 14경기 동안 국내 투수의 선발승이 단 1승도 없었다.

이날도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이용규, 나지완이 남긴 부상의 그림자가 더 깊이 느껴 질 수밖에 없었다. 윤석민마저 흔들리면 팀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기였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빠르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찌르는 안정적 제구력으로 7회까지 볼넷을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4회초 KIA 김원섭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범호가 중견수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다. 최희섭이 타석에 서자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는 김상현을 생각하며 윤성환-채상병 배터리는 2구 연속 볼을 택했다.

3구 역시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높은 코스의 체인지업, 그러나 최희섭은 날카롭게 배트를 휘둘렀다. 오른쪽 펜스, 그리고 관중석까지 넘긴 비거리 125m 장외 2점 결승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승부 뿐 아니라 시즌 초반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값진 한 방이었다.


○최희섭=어제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고 최근 팀 분위기도 가라 앉아 있었다. 특히 오늘은 에이스 윤석민이 등판한 날이었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상황에서 먼저 2점을 올리는 홈런을 쳤고 모두 함께 승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오늘 승리가 팀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대구 | 이경호 기자(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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