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거인, 믿는 방망이에 발등 찍혔다

입력 2011-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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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최하위’ 롯데 부진원인&해법

팀홈런 달랑 5개…득점권 타율도 꼴찌
3년연속 팀타율 1위 공포타선 대추락
타순조정외 묘수 없어 양감독 한숨만
롯데 양승호 감독(사진)은 부산에 있으면 두문불출, 집밖 외출을 자제한다. 코치나 지인들과 소주 자리라도 갖고 싶지만 혹시 팬들이 어떻게 볼까 생각하면 참게 된다. 집에서 TV보고 책을 읽는 것으로 푼다. 천성이 낙천적이지 않았다면 감옥이 따로 없을 나날이다.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박카스도 못 마시는 체질이다. 이런 그가 얼마 전에 이대호가 올리는 술잔을 받았다. 다 최하위로 떨어진 팀성적(4승10패2무) 탓이다.


○예상 외 악재

사실 롯데의 4월 슬로스타트는 새삼스럽지 않다. 작년도 재작년도 이런 식이었다. 실제 아직도 롯데의 분위기만큼은 괜찮다. 문제는 내용이다. 과거에는 불펜이나 투수쪽이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방망이가 원인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제대로 찍힌 셈이다.

먼저 팀 홈런 5개로 꼴찌다. 최근 9경기에서 0홈런이다. 롯데는 장타가 안 터지면 막히는 팀이다. 설상가상으로 득점권 타율도 0.197로 꼴찌다.

2·3루 상황에서만 3할이고, 1·2루에서 0.150, 1·3루에서 0.200, 만루에서 0.231이다. 특히 무사 3루에서 0.091(22타수 2안타)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팀 전체에 어떤 ‘전염병’이 퍼져있다는 해석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이에 관해 양 감독은 “캠프부터 수비와 투수를 더 신경 썼다. 그러면서도 방망이 걱정을 했다. 3년 연속 타율 1위 팀이기에 사이클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하락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6일 삼성전, 8일 넥센전에서 연거푸 영패를 당하며 불안은 적중했고, 위기감은 확대재생산 됐다.


○해법은?

소폭의 타순조정 외에는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다. 양 감독은 “연습으로 풀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대한 부담을 안 지우려 하고, 선수들도 그 마음을 아는데 이것이 오히려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안타까운 악순환이다. 타선 득점력이 바닥을 기니 그 하중은 마운드, 특히 불펜진으로 옮겨가고 있다.

리더십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욕하면서도 지도력은 믿고 따라가는 ‘위악의 리더십’이 있다면 그 대칭에는 자발적으로 따르게 유도하는 ‘감화의 리더십’이 있다.

양 감독은 전형적인 후자다. 이런 양 감독에게 생각보다 고비가 빨리, 그것도 악성으로 왔다. 굳이 위안을 찾자면 어차피 올 것이라면 빨리 와서 다행이라는 점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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