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성의 ‘엄지투혼’

입력 2011-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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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앞)이 29일 경남 함안 레이크힐스 경남골프장에서 열린 레이크힐스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마지막 18번홀로 이동하면서 갤러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5세 늦깎이 데뷔
오른손 엄지 첫마디 사고로 절단
그·러·나…
그 어떤 장애도
이 사내를 꺾진 못했다!
■ KGT 레이크힐스오픈 감동의 우승컵

골프장 직원서 데뷔…남들보다 10년 늦어
4급 지체장애 극복 두번째 우승컵 차지해


신들린 8언더파로 2위 존허에 4타차 우승
“5년째 캐디로 도움주는 장인어른께 영광을”


‘의지의 사나이’ 최호성(37)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레이크힐스오픈(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000만원)에서 우승했다. 장애를 이겨낸 인간승리다.

최호성은 29일 경남 함안 레이크힐스 경남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2위 존허(21·인삼공사)에 4타 앞선 완벽한 승리였다. 2008년 11월 하나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6개월 만에 투어 2승째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6위(1억1240만원)로 뛰어올랐다.

최호성은 25세 때 골프를 배운 늦깎이 골퍼다.

29일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2년 6개월 만에 2승째를 올린 최호성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95년 안양베네스트 골프장 직원으로 입사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대부분 프로골퍼들이 중·고교 때부터 선수를 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늦었다.

늦었지만 밤낮으로 연습을 하면서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 입문 3개월 만에 세미프로 테스트에 도전할 만큼 실력도 뛰어났다.

첫 도전에서는 1타 차 고배를 마셨지만 2년째인 1999년 세미프로 자격증을 손에 넣으면서 프로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 게다가 그는 오른손 엄지 첫 마디가 사고로 절단돼 그립을 잡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4급 지체 장애인이다. 그러나 손가락 장애가 챔피언이 되겠다는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첫 우승의 꿈은 2008년 이뤄졌다.

2001년 투어프로가 돼 2004년 정규투어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나투어 챔피언십에서 거물 신인으로 평가받은 김대현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장애를 극복하고 이끌어낸 감동드라마다.

3년 공백을 깨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호성은 “제가 잘 한 것도 있지만 가까이에서 힘이 되어 주고 계신 장인어른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장인어른이 5년 째 캐디를 하고 있는데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감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존허는 이날 4타를 잃어 합계 4언더파 284타로 2위에 올랐고, 류현우(30·토마토저축은행)는 3언더파 285타를 쳐 3위, 올 시즌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상현(28·앙드레김골프)은 4위(이븐파 288타)로 경기를 끝냈다.

사진제공|KGT
함안|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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