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 든 남자 김성근 “포수 정상호, 2% 부족”

입력 2011-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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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SK가 8-3으로 압승을 거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종료 후 SK 정상호가 김성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우리 투수 컨디션 등 분석 먼저” 질책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나는 투수출신이지만 포수형 인간처럼 흐름을 본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이 의미하는 투수형 인간은 스스로가 상황을 주도하는 타입이고, 포수형 인간은 상황에 자기를 맞춰갈 줄 아는 스타일에 가깝다.

포수는 자기를 죽여서라도 투수와 팀을 살릴 줄 알아야 된다는 신념이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유독 포수 정상호 칭찬에 인색하다. 잘하면 별 말이 없고, 아니다 싶으면 중간교체가 빈번하다. 꾸중도 잦은 편이다. 포기한 선수는 아예 가타부타 언급을 안하는 김 감독의 성향을 감안할 때, 무언가 정상호에게 바라는 바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 마음을 김 감독은 이렇게 표현했다. “전력분석을 하면 상대타자의 약점이 나온다. 경기에 들어가면 또 다르게 타자의 컨디션이나 약점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투수다. 오늘 선발투수의 컨디션이나 어떤 공이 잘 들어가는지를 알아야 된다. 그것이 먼저다.”

정상호가 정말 헌신적인 포수이지만 아직 이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정상호가 눈을 떴을 때, SK 투수진의 투구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바람도 담겨있다.

이 지점에서 박경완은 국내 최고다. 그러나 그 박경완도 장기 공백으로 특유의 감이 무뎌질 우려가 있다. 1군 엔트리에 없는 박경완을 굳이 수도권 경기에 동행시키는 데는 ‘눈이라도 감을 기억하라’는 김 감독의 배려가 담겨 있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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