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클래식 코스 세팅 까다롭게 조성한 이유

입력 2011-09-04 16: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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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 골프코스에도 사실은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

한화금융클래식이 열린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은 이번 대회를 위해 2개월 전부터 코스 관리를 시작했다.

기준은 세 가지. 첫 번째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와이 차이를 확실하게 보이게 하는 변별력이다. 기량의 잣대는 페어웨이 키핑률에 둘 수 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면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파 세이브도 힘들게 하는 게 첫 번째 조건이다. 이번 대회 코스는 국내 코스 중에서는 유난히 러프가 길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발목까지 잡기는 러프에 공이 떨어져 쉽게 그린을 공략하기 어려웠다. 페어웨이가 넓으면 잘 치는 선수와 못 치는 선수의 차이가 크지 않다.

두 번째는 그린 공략이다. 그린 주변까지 잔디를 길게 세팅해 공이 그린에 직접 떨어지지 않으면 올라올 수 없게 했다. 즉, 티샷부터 아이언 샷까지 실수가 없어야 버디를 공략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그린까지 딱딱해 공이 그린 앞쪽에 떨어져야 그린에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는 코스 길이다. 이번 대회 코스의 총 전장은 6564야드. 미 LPGA 투어가 열리는 대회와 비슷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기준으로는 볼 때 약간 길게 느껴진다.

이 대회는 1997년까지 열렸던 서울여자오픈의 후신이다. 당시 이 대회는 외국 선수들까지 출전하는 국제대회로 열렸다. 주최 측인 한화는 전신인 한화컵 서울여자오픈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자는 차원에게 코스 세팅의 기준을 세웠다.

차별성을 둔 코스 세팅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우승자 최나연만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코스 세팅에 참여했던 대한골프협회 우승섭 고문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 그에 반해 대회 코스는 외국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수준 높은 코스 세팅을 통해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 샷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안|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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