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골프대회 갑자기 장소 변경 왜?

입력 2011-09-02 17: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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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스포츠동아DB

5월 최경주(41·SK텔레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KJ CHOI 인비테이셔널(가칭)’ 개최를 발표했다. 국내 남자골프의 간판인 최경주가 국내 투어 발전과 후배 양성을 위해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해 큰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31일 CJ그룹은 10월 개최 예정인 ‘KJ CHOI 인비테이셔널(가칭)’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CJ그룹 신병철 부사장이 직접 미국으로 가 최경주, 그리고 대행사인 IMG 관계자를 만난 뒤 계약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 의문이 제기됐다. 대회 장소가 당초 예정이던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CJ그룹이 운영하는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로 바뀐 것이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5월 발표는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최경주는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SK텔레콤오픈에 출전 중이었고, 경기가 끝난 뒤 미국으로 떠나기 전 평소 친분 관계를 맺고 있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긴급하게 발표했다. 최경주는 이 골프장의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골프장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재 대표이사는 최경주재단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골프대회를 개최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골프장 섭외다. 특히 10월이면 시즌 중 가장 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시기여서 시즌 중 대회 장소를 섭외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최경주의 부탁으로 골프장을 무상으로 빌려주겠다고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5억 원이 넘는다. 골프장은 대회 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으니 수입이 줄어든다.

하지만 의리로 맺어진 계약은 3개월 만에 깨졌다.

최경주는 최근 스카이72 골프장 김 대표에서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결정이 이뤄진 뒤였기에 김 대표도 거절하기 힘들었다.

CJ는 대회 운영을 맡은 IMG와 계약했다. 조건은 3년 간 매년 20억 원씩 후원한다는 내용이다. 총상금 75만 달러짜리 대회를 운영하려던 IMG는 CJ로부터 20억원의 후원을 받으면서 운영비와 기타 경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대회는 변함없이 개최된다. 본래의 취지대로 국내 투어 발전과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도 줄 수 있게 됐다. 다만 스카이72 골프장은 좋은 일을 하려다 되레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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