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세계의 벽 높았지만…한국육상 희망을 보았다

입력 2011-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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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꽉 채운 팬들 열광적 응원 신선
‘10-10’ 실패 불구 경보·계주 등서 성과
■ 대구세계육상의 명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202개국, 1945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출전국, 선수단 규모에서 역대 최대였다. 운영상 몇몇 허점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관중의 뜨거운 열기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은 “한국에서 세계육상선수권 개최는 시기상조”라는 세간의 평을 무색케 했다.


○메달 없어도…육상의 매력에 빠진 대구스타디움


하드웨어만큼은 최고였다. 대구스타디움,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최초로 운영된 선수촌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중석을 다 채울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흥행 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대회조직위원회가 집계한 누적 관중수는 약 45만명으로, 베를린(2009년·약 40만명)과 오사카(2007년·약 25만명)를 앞질렀다. 경제단체·학교 등을 통한 집단구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저녁에 열리는 결승 경기만큼은 관중석에 빈자리가 적었다.

역대 세계선수권에서도 오전(예선)에는 빈 자리가 많았다는 점, 대구스타디움이 역대 세계선수권이 열린 경기장과 비교할 때 관중석 규모가 컸다는 점도 냉정한 평가를 위해 고려되어야 한다. 관중이 박수를 치며 선수들과 리듬을 함께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은 한국 땅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6000여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도 긍정적 평가에 크게 기여했다.


○아쉬웠던 소프트웨어

운영상의 허점들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여자 마라톤의 재출발 해프닝, 트랙 안으로 관중이 들어와 인라인롤러를 탄 사건 등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몇몇 외국선수단은 “선수촌의 셔틀버스가 제 시각을 맞추지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MPC)의 식사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도 “(긍정적 평가요소에도 불구하고) 대회 초반 서비스 부분에선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대회준비과정에서 조직위의 운영방식부터 되짚어 차후 국내 개최 국제대회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허상임이 드러난 10-10 프로젝트

한국육상의 경기력도 냉정히 평가할 부분이다. 4개의 한국신기록을 세웠지만 10개 종목에서 10위권 이내 진입 선수를 내겠다는 ‘10-10 프로젝트’는 공염불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남자 경보의 김현섭(삼성전자·20km 6위)과 박칠성(국군체육부대·50km 7위), 남자 멀리뛰기의 김덕현(광주광역시청·결승 진출)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기록을 경신한 남자 400m, 1600m 계주 대표팀도 희망을 보여줬다.

대구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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