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 땀이 밴 글러브 품에 안고 천상의 마운드로…

입력 2011-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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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불세출의 스타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14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6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발인식에서 고인의 아들 기호씨가 영정을 들며 운구로 향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유족·야구인 100여명 눈물의 배웅…마지막 길 지켜‘불세출 투수’ 고인 간직했던 유품 유골과 함께 안치
마운드를 호령했던 대한민국 에이스는 이제 하늘의 별이 됐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감독의 발인식이 16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아들 기호(21) 씨가 영정을 들고 맨 앞에 섰고 유족과 야구인 등 100여명이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발인은 예배로 진행됐다. 고인이 다녔던 평강교회 김명수 담임 목사가 주관했다. 김 목사는 “그는 암에 걸렸지만 병에 굴복하지 않고 그것을 이겨낸 용사였다. 최동원이라는 최고의 투수를 만나 우리 모두 행복했다”고 추모했다.

발인이 끝난 후 장지로 가는 길, 유족들은 오열했다. 어머니 김정자 씨는 며느리이자 고인의 아내인 신현주 씨의 부축을 받으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젊은 상주 기호 씨도 조용히 울었다. 찬송가와 함께 운구차는 벽제 승화원으로 향했고 화장 후 장지인 경기도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이 간직했던 땀이 밴 낡은 글러브를 유골과 함께 안치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총장과 관계자, 롯데 구단관계자와 일부 팬까지 포함한 100여명이 불세출 투수가 떠나는 마지막 길을 지켰다.

롯데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5일 빈소를 찾아 조문한 후 이날 발인식에도 참석해 마지막을 지켰다. 양 위원은 “슬플 뿐이다. 최고의 투수였고 마지막까지 그렇게 야구를 사랑하다 가셨다. 젊을 때 함께 운동하며 건장했던 몸을 봤는데, 수척해진 최근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플 뿐이다. 이제 내가 쫓아가기 전까지는 못 볼 텐데…”라며 애통해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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