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하대성 “공수 만능, 김정우+사비 롤 모델”

입력 2011-11-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FC서울 미드필더 하대성은 올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나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으로 팀을 3위에 올려놓으며 영웅이 됐다. 스포츠동아DB

■ K리그 최종전 해트트릭|서울 하·대·성


햄스트링·인대·허리 부상 답답했던 한해
서울 3위 확정지은 3골 벤치서 난리났죠
수비형 MF로 시즌 6골…다 동료들 덕분
홈 2연전 이기고 내년 亞챔스리그 재도전

한동안 4위에서 허둥대던 FC서울은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정규리그 30라운드 최종전에서 끝내 3위 티켓을 땄다. 예정된 홈 2연전을 승리할 경우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마지막에 떠오른 영웅은 하대성(26)이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조차 “뜻밖이었다”고 표현했던 하대성의 해트트릭으로 경남FC 원정을 3-0 승리로 장식, 라이벌 수원을 따돌렸다. 시즌 개막 전부터 중반까지 부상이 이어지는 부침 속에서 하대성은 서울의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다 득점(6골)을 기록하는 등 돋보이는 플레이를 했다.


● 고비의 연속, 마지막에 만개하다!


-올해처럼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나요?

“시즌 개막 전에 다쳐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햄스트링 부상에, 어깨 인대가 끊어지질 않나. 허리까지 다쳤으니 만신창이였어요. 아, 그래도 다리는 다친 적이 없어요. 불행 중 다행이랄까? ㅋㅋ.”


-전화위복인가요?

“아뇨, 그런 건 아니었어요. 개막부터 다쳐서 ‘아, 액땜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부상이 겹치니까 참 답답하더라고요. 주위에서 ‘굿이라도 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사실 올 시즌은 그라운드보다 치료실이 더욱 친숙했죠. ㅠ.ㅠ”


-아쉬움도 컸을 것 같아요.

“아, 아시아 챔스리그를 놓친 게 너무 아파요.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꼭 아시아 트로피를 품에 안고 싶었는데…. 대회 예선까지는 그럭저럭 아픔을 참고 견뎠는데요. 정말 중요한 알 이티하드와의 승부 때 뛰지 못했죠. 그냥 너무 죄송했어요.”


-그래도 막판 제대로 한 건 했네요.

“경남전에서 첫 골을 넣고 벤치를 한 번 쓱 쳐다봤죠. 한데, 별로 분위기가 안 좋더라고요. (최용수) 감독님께서는 별 지시가 없었는데, 벤치에 있던 동료들이 더 난리났더라고요. 한 골 더 필요하다고. 수원이 이기고 있었거든요. 두 번째 골을 넣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세 번째 골이 터지니까 벤치에서 난리가 났어요.ㅎㅎ.”


● K리그만큼은 우리가!


-수비형 요원이잖아요. 의외로 찬스에서 강해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에요. 동료들 때문이에요. 데얀이나 몰리나가 원체 강하잖아요. 자연히 찬스가 점점 많이 나오죠. 작년에도 사실 (정)조국이 형과 데얀 덕택이 컸어요.ㅋ.”


-올해 K리그가 남았어요.

“아시아 무대는 일단 잊어야죠. 친정팀 전북 현대가 결승전(11월5일)에 올라가서 쓰라리긴 하네요. 물론 축하를 해야 하지만. 그래도 홈 2연전이잖아요. 상암벌에서는 우리 능력이 120% 발휘된다는 게 중요해요. 아마 일단 2연승 하고나면 전북이나 포항이 긴장 좀 해야 할 겁니다. 6강 상대인 울산전만 바라보고 있어요.”


-서울에서 두 번째 시즌이에요.

“제가 딱 중간 위치에요. 위 아래로 격차가 굉장히 커요. 또래 동기들이 없는 게 아쉬움이랄까. 첫 시즌은 외로울 때도 많았죠. 전북에서 이적한 뒤 3개월 정도는 말도 못하고 운동만 했던 기억이네요. 저랑 함께 들어온 (최)효진이 형이랑 가깝게 지내면서 지금에 이르렀죠.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해지더라고요. 하긴, 전임 빙가다 감독님도 갓 들어오신 분이라 함께 어색했던 기억? 그래서 나중에 두루 친해질 수 있었죠.”


● 김정우와 사비를 합치면 이상형?


-롤 모델은 누구에요?

“국내에서는 성남 일화 김정우 선배를 꼽고 싶어요. 볼 감각이나 공수 모든 면에서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선수로 생각하고 있어요. 국외를 꼽자면 아무래도 FC바르셀로나의 사비를 꼽고 싶네요.^^”


-이미지 트레이닝도 자주 해요?

“그럼요. 컴퓨터에 축구 영상 다운받아서 보기도 하고. TV 중계도 많이 찾아보죠.”


-돌발 질문 하나. 내게 최용수란?

“감독님이라기 보단 삼촌이나 형님 같아요. 사실 감독과 선수들이 가깝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우리 감독님은 그렇지 않아요. 대화와 화제가 잘 통하니까. 터울 없이, 격의 없이? 아, 너무 건방진 게 아닌가? ㅋ. 항상 우리 선수들 편에 서세요. 묵묵히 힘든 거 홀로 감내하시고, 항상 고마운 분이에요.^^”


-요즘 휴일이죠?

“동료들과 시간 나면 여행이나 가려고 했는데. 여행도 무지 좋아하거든요. 짬나면 어디든 반드시 가려고 해요. 주말 경남전 뒤 사흘 휴가를 받았는데, 동생 녀석(전북 하성민)이 이번에 상무에 지원해서요. 오늘(11월 1일) 테스트 받으러 가는 거 운전사 하기로 했어요.”


-올 시즌 끝나고 여행가겠네요.

“예, 계획도 다 세워뒀어요. 친구인 (이)근호랑, 강원FC (백)종환이랑 겨울에 가까운 동남아 쪽으로 다녀오려고요. 몰디브도 가고 싶은데. 기후 변화로 나중에 사라질지 모른다면서요. 어디서 그 얘길 들어서. 그전에 우리 팀이 우승하면 금상첨화인데.”


● 하대성?


생년월일: 1985년 3월 2일
신체조건: 182cm 73kg
학력사항: 부평동중-부평고
프로경력
- 울산 현대 2경기(2004∼2005)
- 대구 FC 74경기 7골 4도움 (2006~2008)
- 전북현대 30경기 2골 2도움(2009)
- FC서울 53경기 14골 5도움(2010∼현재)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