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비공개 선언한 대표팀감독 선임 어디까지 진행됐나?

입력 2011-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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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과 관련해 많은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스웨덴 출신의 에릭손 감독(왼쪽)과 터키의 귀네슈 감독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스포츠동아DB

깜짝 놀랄 외국인 감독 접촉중인듯

에릭손 등 관심표명 불구 가능성 미지수
황보 위원장, 日 채널 통해 후보군 물색
협회, 언론에 언급 안된 뉴페이스에 무게


대한축구협회는 하루하루가 비상시국이다. 사령탑 인선의 책임을 지고 있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거의 매일 같이 협회 기술교육국이 위치한 파주NFC와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을 오가면서 담당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기술위원회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일체의 비공개 원칙을 선언한 만큼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후보군이 누구인지 등 민감한 부분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기술위원들을 포함해 관련자들에게는 함구령이 떨어졌다.

당초 협회 홍보국은 19일 ▲사령탑 선임 데드라인 ▲황보관 위원장의 출국 시기 ▲기술위원회 향후 일정 등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브리핑하려 했지만 윗선으로부터 돌아온 답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좀 더 기다려 달라”가 전부였다.


● 하마평에 오르는 무수한 후보들

이런저런 추측들과 함께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축구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무직)을 비롯해 K리그 FC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트라브존스포르) 등 한국 축구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인물들은 물론이고, 클럽과 대표팀 지휘봉 경험을 지닌 복수의 감독들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감독 선임을 놓고 공개채용 형태를 취한 것도 아니지만 조광래 전 감독이 전격 경질되고, 기술위원회가 “다음 사령탑은 외국인 감독에 비중을 두고 우선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힌 이후 무수히 많은 공문들과 이력서가 협회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스웨덴 출신으로 다양한 팀들을 이끌면서 풍부한 이력을 지닌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나 중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리에 한 감독 등이 자신의 에이전트들을 통해 “한국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며 관련 공문을 협회로 보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태극전사들을 이끌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베일에 쌓여있다.


● 아직 공개되지 않은 후보가 유력(?)

황보 위원장은 19일 “에이전트들이나 대리인들이 보내온 이력서는 잘 확인하지 않는다. 그들이 공문이 왔는지 여부도 모르고 있었다”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황보 위원장은 일본을 중심으로 국내외에 쌓아둔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후보 감독들을 물색하고 있다. 히딩크나 핌 베어벡 등 전직 외국 감독들을 영입할 때 협회가 활용했던 영국 에이전시 KAM에도 별도의 부탁을 하지 않은 채 비밀리에 모든 상황을 진행시키고 있다.

황보 위원장은 “KAM과는 전혀 관련 없다. 현재 몇 명인지 밝힐 수는 없어도 시작 단계는 넘겼다. 어느 정도 (후보군을) 좁혀놓은 상태”라고만 말한 뒤 자리를 피했다.

협회는 새로운 힌트를 제시했다. 현재까지 언론에 노출된 후보 감독들이 선임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 그들은 협상과정에서 몸값을 부풀리거나 유리하게 분위기를 끌어가기 위해 언론 노출을 이용한다는 게 협회의 생각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여론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감독이 선임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인사도 “일단 언론에 나온 인물을 데려오는 건 여러 모로 부담스럽다”면서도 “필요하다면 협회는 연봉 100만 달러 이상도 충분히 지불할 여력이 있다”고 했다.


● 아직 버리지 않은 국내 감독

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외국인 감독 선임 작업을 하고 있지만 협회는 국내파 감독을 선임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기술위가 외국 감독들 중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국내 지도자들에게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첫 기술위를 소집한 뒤 “외국인 감독을 중심으로 좀 더 물색작업을 하겠지만 후보군은 국내외를 총망라해 정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내년 2월29일 열릴 쿠웨이트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만을 위한 ‘원 포인트 릴리프’가 아니다. 이번에 지휘봉을 잡을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대표팀을 책임진다.

협회 내 핵심 인사는 “외국인 감독을 최대한 찾아보고 협상을 벌인다는 협회의 기본 선임 원칙은 변함이 없다. 지금은 가타부타 밝힐 순 없지만 만약 외국인 감독들 중 대상자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국내 감독들을 완전히 배제하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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