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스포츠토토는 체육진흥투표권과 관련한 불법 베팅과 승부조작 근절을 위해 자체 개발한 조기경보시스템을 2012년부터
본격 가동한다. 조기경보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공단과 스포츠토토 등 관계자들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토토
내년부터 조기경보시스템 본격 가동
고정배당률 국내경기 대상 우선 적용
위험도 경중 따라 3단계로 경보 발생
마감 후 이상징후 포착때도 조사 가능
부정행위 사전 예방 불공정 경기 해소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체육투표권사업자 스포츠토토는 2012년부터 조기경보시스템(TOTO Early Warning System·이하 EWS)을 운영할 계획이다.
EWS란 투표권 발행 대상 경기의 베팅 패턴 분석 및 발매 내역 모니터링으로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토토 관련 부정행위를 예방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공단과 스포츠토토는 2011년 K리그에 발생한 승부조작사건 이후 투표권 관련 부정행위 및 승부조작의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한 조기경보시스템의 필요성을 느꼈다. 초기 단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용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전체적인 시스템 운영방식은 FIFA가 보유한 EWS와 유사하다. 분석 대상은 고정배당률 상품 중 국내경기를 대상으로 발매되는 상품에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조기경보의 발생
EWS는 체육투표권사업자인 스포츠토토가 직접 운영하고 공단과 각 프로스포츠협회 및 연맹이 협조체제를 이루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경보 발생이 기준이 된다. 경보 발생 여부는 스포츠토토 오즈 운영 팀의 위험관리시스템에 따라 3단계로 설정했다. 경보 발생 원칙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공단 관계자는 “경고 발생의 세부적인 원칙을 세워놓았고, 오즈 운영 팀 등 몇몇 관계자들이 그 기준을 공유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경보가 발생하게 되면 위험도에 따른 단계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다.
첫 번째 단계는 이상 징후 초기 단계다.
오즈 운영 팀은 이상한 베팅 패턴이 발생했음을 감지하고, 스포츠토토 감사팀에 내부 보고를 한다. 이어 발매 세부내역 분석 및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더 자세한 조사에 돌입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이상 징후 위험 단계이고, 세 번째 단계는 부정행위 의심 단계다. 이 두 단계의 경우 대응 방법은 비슷하다. 좀 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부정행위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일단 해당 투표권 발매를 중지한다. 이후 이상 징후 관련 사항을 주최단체에 통보하고, ‘발매 이상 징후 경보시스템’을 통해 해당 경기의 발매 세부내역을 조회하고 분석한다. 이상 징후(동일 조합/ 고액 발매) 판매점을 체크한다. 이는 지역책임자가 판매점을 직접 방문해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조기경보 없이 추후 조사 가능
공단과 스포츠토토 측은 경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도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놓았다. 경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부정행위 의심이 되는 투표권 해당 회차에 대해서는 발매가 종료된 이후에도 조사할 방침이다.
마감 회차 베팅 내역을 조사해 발매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발매 이상 징후 경보시스템’을 가동해 조사한다. 그런 뒤 이상이 발견되면 조합별 판매점 발매 세부내역을 조회한다. 특정 조합 500만 원 이상 고액 및 연속 발매 판매점을 선정하고, 해당 경기의 배당률, 베팅 총액, 지역별 편차, 쏠림 현상 등 부정행위 및 승부조작의 위험성 여부를 판단한다. 감사팀의 내부 평가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주최단체에 통보하고 추가 확인 요청을 실시할 예정이다.
스포츠토토가 보유하고 있는 ‘발매 이상 징후 경보 시스템’은 조합 베팅 내역을 통해서 상한액(3000만원)을 초과하는 조합 중 국내 경기를 대상으로 한 조합 내역을 필터링하는 것을 말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서 조사를 하면 국내 조합 경기의 배당률, 베팅 쏠림 현상, 동일조합 베팅 액수, 지역별 편차, 고객 선호도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분석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 스포츠토토는 이전부터 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 승부조작과 불법행위 근절 효과
공단과 스포츠토토는 EWS 시행을 통해서 경기 주최단체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경기 관계자들의 부정행위 및 승부조작을 사전에 방지해 투표권 사업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WS는 공단, 스포츠토토, 각 경기 단체 상호간의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투표권 관련 이상 징후 포착 시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발매 마감 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모니터링으로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가능하고, 이상 징후에 관련 정보 교류 및 기록, 보관으로 부정행위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공단과 스포츠토토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축구협회(KFA),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한국농구연맹(KBL),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한국배구연맹(KOVO) 등 각 토토 대상 경기를 주최하는 스포츠단체 별로 각각 3명의 관계자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