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일본 2군생활에서 얻은 ‘3가지 복덩이’

입력 2012-0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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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 2012 시무식을 마치고 박찬호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6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 2012 시무식을 마치고 박찬호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 미국과 다른 일본야구문화 배웠고
2 김상엽코치 만나 인생스승 얻었고
3 무명 애환 깨달아 초심 되찾았고


‘일본에서의 1년이 없었더라면….’

한화 박찬호(39)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보낸 지난 한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군 7경기에서 1승밖에 못 거뒀고, 긴 시간 2군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 많은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실패’가 아니라 ‘도전’과 ‘깨달음’의 시간이었다는 의미다.

스스로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1군에서 더 많이 던져서 감동도 안기고 승수도 많이 챙겼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승엽 선수가 했던 만큼의 역할을 못 해서 팬들께 죄송한 마음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나름대로 2군에서 꾸준히 경기에도 나가고 훈련도 많이 했다. 미국과 다른 일본의 야구문화를 배울 수 있는 시기였다”는 설명이다.

훌륭한 조력자도 만났다. 김상엽 NC 투수코치다. 박찬호는 “지난해 오릭스 2군에 계셨던 김 코치님 역할이 컸다. 내가 1군에 있을 때도 등판일이면 어김없이 보러 오셨고, 2군에 내려간 후에는 훈련방법부터 마인드 컨트롤까지 여러 도움을 받았다”며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무엇보다 가장 값진 열매는 무명 선수들의 애환을 새삼 깨닫게 됐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마이너리그에서 땀과 눈물을 흘렸던 시절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그는 “일본프로야구의 화려함만 맛봤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다. 오로지 1군만을 그리며 운동하는 2군 선수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올린 베테랑 스타플레이어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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