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KCC 하승진(앞쪽)이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KGC 이영현(오른쪽)의 수비에 걸려 볼을 놓치고 있다. 골밑에 우뚝 선 하승진의 모습이 진짜 ‘골리앗’ 같다. 안양|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6점 4AS…역대 2번째 9900점 돌파
KCC, KGC 꺾고 5위와 1.5G 차 벌려
SK, 삼성에 2점차 짜릿승…6연패 탈출
젊은 날엔 농구를 몰랐고, 농구를 알았을 때는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젊음과 관록. 이 둘을 모두 다 갖고 있다면 코트를 호령할 수 있겠지만, 신은 공평하다.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전주 KCC의 경기는 이 두 가지의 대결이었다.
리빌딩에 성공한 KGC인삼공사는 신인 오세근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다. 반면 KCC에는 추승균(38), 임재현(35) 등 노련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하승진(221cm) 역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최근 3년 간 2번이나 챔피언 반지를 낀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경기 전, KCC 허재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내가 화려하게 농구선수 생활을 했지만, 가장 잘 했던 때는 실업 기아에 입단해서 2∼3년차 때였던 것 같아. 중대 다닐 때 삼성이나 현대 실업 형들이랑 붙으면, 실력으로는 안 되니 주로 힘으로 했지. 나중에 (이)상민이나 (서)장훈이 같은 애들이 치고 올라오던 연대랑 할 때는 기술이야 내가 더 나은데, 몸이 안 움직이더라고. 공이 저기로 튈 것을 아는데도 몸이 늦어. 하하.”
서장훈 이후 프로통산 2번째 1만 득점을 앞두고 있는 추승균 역시 비슷한 맥락의 말을 꺼냈다. “서른 일곱 넘으면서부터는 확실히 몸이 달라요. 경기를 뛸 때는 모르는데, 아무래도 회복력이….”
그럼에도 지도자들은 베테랑의 역량을 무시하지 못한다.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안배가 필수다. 허 감독은 “상대방의 패턴이 몇 번만 돌아가도 패스 길을 읽는다”고 평가한 추승균(16점·4어시스트)을 선발로 투입했다. 추승균은 1쿼터에서만 10점을 몰아넣으며, 25-18 KCC의 1쿼터 리드를 주도했다. 2·3쿼터에서 9분만을 뛰며 숨을 고른 추승균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3개의 어시스트로 KCC를 조율했다. 결국 KCC는 80-74로 KGC인삼공사를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58-63으로 뒤진 4쿼터 시작 35초 경 ‘에이스’ 오세근이 부상으로 코트를 물러나며 역전에 실패했다. KCC(25승20패)와 KGC인삼공사(30승14패)는 각각 4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추승균은 9910점을 기록하며, 통산 2번째 1만 득점에 90점만을 남기게 됐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서울 SK가 서울 삼성을 76-74로 꺾고, 6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안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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